“똑똑하고 꿈 많던 아이였어요. 어릴 때부터 투정도 안 부리고 엄마에게 말도 많이 하는 어른스러운 아이였어요.”
알티나이(19)양의 어머니 비비누르 니옛베이(39)씨가 딸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니옛베이씨가 20살이던 어린 나이에 얻은 딸은 3년 전 갑작스레 골육종 진단을 받았다.
고국 카자흐스탄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으로 희망에 찬 나날을 보냈다. 용접공 아버지와 요리사 어머니는 열심히 가정을 꾸렸다. 외동딸인 알티나이양은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손재주도 좋아 대학 전공을 컴퓨터그래픽 디자인으로 정하고 꿈을 키웠다.
불행이 닥친 건 2022년 2월. 알티나이양이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끼면서부터다. 통증은 그치지 않았고, 골육종(뼈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보존 치료와 보철물만 무릎에 삽입하면 호전될 줄 알았다. 하지만 2년 뒤인 2024년 11월 종양이 더 커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앞길이 창창한 나이에 다리를 절단하고 싶지 않았기에, 고국 카자흐스탄을 벗어나 치료 여건이 더 나은 곳으로 떠나게 됐다.
처음 간 곳은 인도 델리였다. 치료를 계속했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현지 의사는 종양이 사라졌고 염증일 뿐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고,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고심 끝에 올해 3월 한국에 들어와 치료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시간이 지체돼 버렸다.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종양이 악화해 결국 왼쪽 다리를 잘라내야만 했다. 알티나이양은 5월 다리를 절단했고, 의족과 목발에 의지한 채 남은 삶을 보내게 됐다. 이 과정에서 폐병변 수술을 받고, 4차례의 항암치료도 받았지만, 또 한 번의 항암치료를 견뎌내야만 한다.
그간 경제적 상황도 악화됐다. 집을 판 것도 모자라 2500만 원 남짓 대출을 받아야 했다. 취업비자를 받지 못한 부모는 한국에서 일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고국으로 돌아가 딸의 치료비를 메우려 ‘투잡’을 뛰고 있다. 그동안 다른 친척에게 도움의 손길을 빌렸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여의치 않다. 항암치료를 받는 데 회당 500만 원 이상 들지만, 현재 모녀의 재산은 100만 원 남짓뿐이다. 언제 한국을 떠날지 몰라 집도 마련하지 못한 채 월 80만 원을 지불하며 게스트하우스 한 칸에서 생활 중이다.
그럼에도 알티나이양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불편함이 크지만, 어려움을 이겨내 디자이너로서 꿈을 펼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다. 알티나이양은 “남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저와 저희 가족을 도와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받은 도움을 이웃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후견인 - 예수회·이주노동자지원센터 김포이웃살이 의료·복지 담당 오현철 신부
“알티나이양의 가정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모님께서 지금껏 헌신적으로 딸의 투병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알티나이양 역시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입니다. 모녀를 위한 따뜻한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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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나이양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