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예수님과 쌓아가는 친교

(가톨릭평화신문)


우리의 ‘금쪽같은 신앙’을 양육하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맺는 친교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삶 안에서 체험하는 것, 그분을 ‘살아계신 분’으로 만나는 것은 그 누구도 제외될 수 없는 빛의 폭발과 같은 가장 큰 영적 기쁨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제37차 세계청년대회 메시지)

신앙의 핵심 메시지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으며, 지금 우리 안에 살아계신다는 것이다. 당신 사랑으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으며, 오늘도 그 구원을 지속하고 계신다는 사실이다. 신앙생활은 부활하신 예수님, 우리 가운데 살아계시는 예수님과의 만남이며 친교이고, 그분과 동화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어디에서 어떻게 만날까? 바로 말씀과 성사를 통해서다. 예수님과의 친교는 ‘말씀과 성사 중심의 삶’을 통해 나날이 깊어진다.

먼저 ‘말씀 중심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 말씀 중심의 삶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오늘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식별하는 삶이다. 예수님께서는 과거만이 아닌 지금도 나에게 말씀을 건네신다. 교회 안에서 말씀과 성사를 통해, 그리고 삶의 다양한 사건과 만남을 통해, 각자 삶의 여정과 미래 계획 안에, 이웃과 어우러져 사는 삶을 통해 말씀하신다. 말씀의 전례 때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은 신앙을 통해 내 마음 안에 울려 퍼지며 나를 향한 말씀이 된다. 그리고 나의 응답하는 삶, 회개하는 삶을 통해 신앙은 나날이 성장해 간다.

‘성사 중심의 삶’은 성사를 통해 나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 사랑을 삶의 중심에 두는 삶이다. 교회 안에서 거행하는 일곱 가지 성사는 2000년 전 사람들에게 다가가시어 자비와 사랑으로 구원을 베푸신 예수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가령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께서는 나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다가오시어 사랑으로 나를 양육하신다. 그렇기에 주일 미사도 중요하지만 매일 미사 참례는 주님 사랑에 힘입어 매일 성장하는 신앙의 삶을 살도록 하는 자양분이다.

고해성사는 종종 잊고 살아가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상하고 자애로우며 한없이 어지신 마음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어둡고 좁은 고해소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면, 한없이 자비로운 얼굴로 두 팔 벌려 우리를 맞아주시고 껴안아주실 준비가 되어 계신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보자.(루카 15,20 참조) 용기를 내어 고해소에 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의 죄를 용서하고 매일의 삶을 축복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죄와 허물로 물든 삶을 용서받고 온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 밖의 여러 성사들도 새로 나게 하시고(세례) 견고케 하시고(견진) 치유하시며(병자) 친교와 봉사의 삶으로 이끄시는(혼인, 성품) 주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소다.

신앙생활은 그 자체로 성사의 의미를 지닌다. 곧 보이지 않는 하느님 은총을 체험하게 하는 매개다. 일상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도와 활동들, 아침기도·저녁기도·삼종기도·묵주기도·화살기도·성체조배·성경 읽기·미사 참례·성체성사·고해성사·공동체 모임·애덕 실천·봉사·희생·자선 등은 모두 ‘은총의 통로들’, 곧 나를 향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만날 수 있는 매개들이다.

이와 더불어 ‘공부하는 신앙’이 신앙 성숙에 큰 도움을 준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뿐 아니라 교회 돌아가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가톨릭계 신문·잡지 등을 구독하고, 신심 서적을 읽고, 교회의 공식 가르침을 공부한다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삶이 달리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한민택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