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매매 피해자 지원은 어디로 가나
(가톨릭평화신문)
파주시 성매매 피해자 지원 사업에서 도비 1억 1355만 원이 삭감됐다. 액수만으론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삭감된 예산의 성격과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 여파는 가볍지 않다. 삭감된 도비는 상담소 운영·성매매 피해자 구조지원·집결지 현장지원 등 성매매 피해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핵심 사업에 집중돼있다. 이들 사업은 국비·도비·시군비가 함께 편성돼야 집행할 수 있다. 형식상 ‘전액 삭감’이 아닐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해자 지원 체계 전반을 멈춰 세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된 경기도의 12개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은 피해자들이 인간다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안전망이다. 예산이 끊기면 상담과 현장 지원이 중단되고, 의료비·주거비·자활 지원금도 사라진다. 파주시는 피해자들의 사회 복귀를 목표로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을 진행해왔다. 집결지 철거 마무리 단계에서 탈성매매 이후의 삶을 떠받쳐야 할 예산이 줄어든 것은 정책의 마지막 고리를 끊는 결정이다. 성매매를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던져놓고 “이제는 각자 버티라”고 말하는 셈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불법을 저지르는 업주들을 보호하려는 듯한 도의회의 태도다. 성매매 피해자 직접 지원 예산을 삭감한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회의록에는 업주들의 고충이 수렴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 삼은 대목까지 담겼다. 성매매 알선은 명백한 범죄다.
사회가 가장 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그 사회의 도덕 수준을 보여준다. 피해자 지원 예산은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경기도의회는 이번 예산 조정이 현장에 남길 상처를 직시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