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력은 결코 평화를 대체할 수 없다
(가톨릭평화신문)
미국은 3일 새벽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공항에는 폭우처럼 폭격이 이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공습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번 공격을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평화 위협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4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 이번 침공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녕이 다른 모든 고려 사항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폭력을 멈추고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사회 전체를 향한 연대를 강조했다.
교황은 앞서 1일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평화라는 이름으로 전쟁이 일어나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는 현실”을 우려한 바 있다. 그 우려는 불과 며칠 만에 현실이 됐다. 주권국가의 영토에 무력을 사용하고 현직 지도자를 강제로 체포·이송한 행위는 국제법이 금지한 불법 무력 사용의 전형이다. ‘마약과 독재·안보’라는 명분은 반복돼 온 정치적 수사일 뿐 무력 개입을 정당화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가톨릭 평화단체들 역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공습을 강력히 비판하며, 무력 개입의 즉각적인 중단과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역사는 분명히 보여준다. 폭력은 언제나 더 큰 폭력과 불안을 낳아왔다. 오늘의 베네수엘라는 내일의 또 다른 나라가 될 수 있다. 폭력은 결코 평화를 대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