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는 뜻으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글이다.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았기에 기꺼이 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인생을 숙제로만 생각하며 살아온 나에게 축제의 삶을 선물해 준 사람이 있다. 그리고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해준 사람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10대 시절에는 친구들에게 인정받길 원했다. 그래서 온갖 멋이란 멋은 다 부리고 다녔다. 20대 시절에는 이성에게 인정받길 원했다. 결혼을 목표로 부단히 노력했다. 30대 시절에는 사회에서 인정받길 원했다. 돈 많이 벌 수 있는 회사를 원했고 사장으로부터 인정받아 승진하며 성공하길 원했다. 40대 시절에는 가족에게 인정받길 원했다. 아내와 자녀들로부터 멋진 남편, 훌륭한 아빠라고 생각하고 말해주길 원했다. 이제 50대 시절이다. 나는 지금의 50대 시절에 무엇을 인정받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축제의 삶을 나에게 선물해 준 사람, 그리고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해준 사람인 내 아내에게 나는 최고의 사랑꾼으로 인정받길 원한다.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목숨을 바치지 못하기에 나는 아내를 위해 사랑하는 마음을 바친다. 햇빛을 적정하게 쬐여주고 물을 주며 정성껏 꽃을 가꾸듯이 나는 사랑으로 아내를 가꾼다.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따스한 벽난로처럼 나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그렇게 아내에게 사랑의 온기를 전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은 아내를 만나서 결혼한 것임을 주저 없이 이야기한다. 내가 넘치도록 복이 많은 사람임을 아내에게 감사한다.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임을 내 아내에게 고백한다. 하루하루가 축제의 삶이다. 가끔 내가 너무 질척대는지 아내에게 묻곤 한다. 그럴 때면 아내는 아직까지는 괜찮다면서 웃어 보인다. 벽난로의 온기가 너무 뜨거우면 가까이 모여들지 않는다. 오히려 저 멀리 떨어져 자리를 잡는다. 내가 아내에게 너무 질척대는지 묻는 이유이다. 0세 시절부터 각 세대마다 사랑의 온도가 다양하다. 때로는 불같고 때로는 얼음 같다. 그래도 지금이 사랑하기 딱 좋은 시절이다.
출처: 월간 꿈
글 _ 이재훈 (마태오,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벼리마을 사무국장)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신앙 안에서 흥겨운 삶을 살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가톨릭 사회복지 활동에 투신해 오고 있으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하루하루 매순간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