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전 세계에 군비 경쟁 자제 호소

(가톨릭신문)

[워싱턴 OSV] 레오 14세 교황이 전 세계적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군비 경쟁의 자제를 호소했다.


교황은 2월 4일 교황청 바오로 6세홀에서 진행된 일반알현을 마치며, “현 상황은 국가들 간의 평화를 더욱 위협할 새로운 군비 경쟁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이 기울여져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이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 없이 버려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호소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에서 각각 핵탄두를 1550기로 제한하고, 현장 사찰과 정보 교환을 허용했다. 이 조약의 최초 유효 기간은 10년이었으며, 양측의 합의로 2026년 2월 4일까지 연장됐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모두 조약 갱신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이 조약은 효력을 잃었다.


교황은 이와 관련해 “두려움과 불신의 논리를 공동선을 향한 선택을 이끌 수 있는 공동의 윤리로 대체해야 하고, 평화를 모두가 소중히 지켜야 할 보물로 만드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1월 9일에도 교황은 교황청 주재 외교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의 갱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무기 든 손으로는 평화를 추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 대주교도 2월 3일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을 포함해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분쟁들이 보여 주듯, 신전략무기감축조약 실효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약이 효력을 잃음으로써 강대국 사이의 핵 경쟁이 아무런 제약 없이 열리게 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코클리 대주교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새로운 수단을 통해 더욱 정교한 무기 생산 경쟁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면서 “국제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아무리 심각하다 하더라도 그런 이견은 효과적인 관여와 대화를 더욱 단호하게 추구하도록 우리를 자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앙인들과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국제 공동체로서 참되고 변혁적이며 지속적인 평화를 추구할 용기를 지니도록 간절한 기도를 요청한다”며 “우리가 보편적 형제애의 정신 안에서 평화를 추구하도록 평화의 왕께서 우리 마음과 정신을 밝혀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