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연구에 일생 바친 고집쟁이 ‘앤디 신부’

(가톨릭평화신문)
 
▲ 최석우 몬시뇰

 

 


“교회사 연구 쇄신이 교회 자체의 쇄신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선각자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자이자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의 초석을 놓은 고 최석우(안드레아) 몬시뇰에 대한 후학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5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강당에서 최석우 몬시뇰 선종 10주기 미사를 봉헌하고 ‘고집쟁이 앤디 신부 나의 교회, 나의 역사’를 주제로 제200회 연구 발표회를 열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최석우 몬시뇰은 평생을 한국교회사라는 열정 속에 사신 분”이라고 회고하고 “그분의 노고와 연구 활동이 더 빛을 볼 수 있도록 후학들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장 정순택 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이 고 최석우 몬시뇰 선종 10주기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정순택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최 몬시뇰의 열정적인 교회 사랑과 교회사 연구를 위한 헌신, 순교자들에 대한 깊은 신심과 공경을 본받자”고 권고했다. 정 주교는 “가톨릭시즘이 한국 사회의 발전과 근대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사회에 기여한 교회의 역할에 관해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석우 몬시뇰과 한국교회사연구소’를 주제로 최 몬시뇰의 생애와 업적을 발표한 차기진(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은 “‘자료가 없다는 것은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찾으면 나온다’는 말씀을 항상 하셨다”며 “최 몬시뇰은 종이 한 장 허술하게 다루지 않은 연구가였다”고 회고했다.

차 소장은 “최 몬시뇰은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과 「한국가톨릭대사전」 간행뿐 아니라 뮈텔 문서ㆍ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다블뤼 주교 비망기, 황사영백서 원본 발견 등 교회사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라며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최 몬시뇰의 유업을 계승하려면 숙련된 전문 교회학자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석우 몬시뇰의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를 발표한 김수태(충남대 국사학과) 교수는 “최 몬시뇰은 프랑스 선교사가 아닌 한국인에 의한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를 처음으로 새롭게 한 인물”이라며 “그는 무엇보다 한국 민족사를 천주교의 입장에서 살펴 한국사 발전에 기여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본 대학교에서 교회사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최석우 몬시뇰은 1964년 8월 한국교회사연구소를 설립해 2009년 7월 20일 선종할 때까지 평생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에 헌신했다. 13권의 저서와 18권의 번역서, 59편의 연구 논문, 75편의 논고, 85편의 기고문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석우 몬시뇰의 제자인 최창무 대주교를 비롯한 신자 100여 명이 참여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