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한 은총에 고맙고 송구합니다” 유언

(가톨릭평화신문)
▲ 장익 주교의 장례 미사가 8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와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백영민 기자



제6대 춘천교구장 장익(십자가의 요한) 주교가 5일 오후 6시 9분 선종했다. 향년 87세.

춘천교구는 8일 오전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김운회 주교 주례로 교구민들의 애도 속에 고인의 장례 미사를 봉헌하고, 장 주교의 천상영복을 기원했다.

장례 미사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한 주교 30여 명과 사제, 수도자, 신자 등 500여 명이 성당 안팎을 가득 메워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63년 사제품을 받은 장익 주교는 1994년 주교품을 받고, 춘천교구의 첫 한국인 주교로 착좌해 16년간 교구장직을 수행하며 교구의 기틀을 탄탄히 다졌다. 이날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은 9개국 언어를 구사하며 풍부한 학식으로 교구 체제 정립과 평신도 교육, 북한 동포 돕기 등 보편교회와 교구를 위해 헌신한 고인을 추모하며 눈물과 기도로 애도했다.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강론을 통해 “죽음을 앞두신 상황에서 장 주교님께서는 ‘춘천교구의 주교로 살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그러나 오히려 우리 모두가 장익 주교님이 우리의 주교님이셨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했고, 고마울 뿐이었다”며 “주교님이 보여주셨던 많은 사랑과 열정, 그리고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고 춘천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은 주님을 향한 여정을 더 행복하게 걸어가겠다”고 추모했다.

미사 후에는 사제수품 동기인 최창무(전 광주대교구장) 주교 주례로 고별 예식이 거행됐으며, 이어 고인의 약력 소개,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전과 주교단 고별사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메시지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장익 주교님의 선종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을 느끼며, 춘천교구 사제단과 교구민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셨다”며 “장 주교님이 하신 한국 교회를 위한 헌신적인 사목활동과 주교 직무, 로마 가톨릭교회를 위한 고귀한 직무 수행을 회상하시면서 장엄한 장례 미사에 마음으로 함께하겠다 하셨다”고 전했다.

장 주교는 교구 방침에 따라 화장을 거쳐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뒤뜰 성직자 묘역으로 옮겨져 교구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치 예식을 마지막으로 영원한 천상 안식에 들어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장익(십자가의 요한) 주교 약력

1933년 11월 20일 서울 출생

1956년 6월 미국 메리놀대학 인문학과 졸업

1959년 7월 벨기에 루벵대학 철학석사ㆍ박사과정 수료

1963년 3월 사제 수품(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1967년 4월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보좌

1967년 8월 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

1970년 1월 서울대교구 정릉본당 주임

1973년 8월~1993년 9월 서강대학교 강사 겸 부교수

1974~1975년 국립대만대학 중문계 연구소 수학(대학원)

1976년 서울대교구 공보ㆍ비서실장

1982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과정 수료

1986~1990년 서울대교구 사목연구실 실장

1990~1994년 서울대교구 세종로본당 주임

1994년 11월 11일 춘천교구장 주교 임명

1994년 12월 14일 주교 수품

1995~2002년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위원장

1996~2002년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2002~2008년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 위원장

2005~2010년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2005년 함흥교구장 서리 임명

2006~2008년 주교회의 의장

2010년 1월 28일 춘천교구장, 함흥교구장 서리 사임, 은퇴

2020년 8월 5일 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