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반대 입장 재천명…성 김대건 희년 11월 29일 개막

(가톨릭평화신문)
 
▲ 신임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운데)와 부의장 조규만 주교(오른쪽), 서기 유흥식 주교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을 정기총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 주교단이 최근 정부가 낙태를 사실상 전면 허용하는 형법ㆍ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데 대해 생명 수호와 낙태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신임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는 16일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명을 지키는 일은 어떤 이유로도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낙태에 대해 우리 교회는 단호히 반대하며 이와 관련한 운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주교는 이어 “현재 각 교구와 신심 단체별로 낙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뜻을 전하고 있다”며 “정부도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한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하며, 국회도 건강한 생명 문화를 위한 입법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모든 형태의 낙태를 합법화, 비범죄화하는 낙태죄 완전 폐지는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해야 하는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뜻을 한국 주교단 차원에서 재차 밝힌 것이다.

주교회의는 12~15일 가을 정기총회를 열고, 한국 주교단 명의의 특별 사목 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했다. 한국 주교단은 특별 사목 교서를 통해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강조하는 생태적 회개가 단지 환경보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모든 사목 분야에서 이뤄지길 요청했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2021년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사업을 확정했다. 주교회의는 희년 주제로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로 정하고, 성인이 지녔던 박애ㆍ평등 정신을 우리 사회에 널리 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29일 낮 12시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희년 개막 미사를 봉헌하고, 이날 주교회의 의장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한다. 한국 교회가 우리 성인을 한 해 동안 모범으로 삼아 희년으로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김대건 신부와 나란히 탄생 200주년을 맞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기원 미사도 내년 사순 제2주일에 각 교구 모든 본당이 봉헌키로 했으며, 최양업 신부 탄생 당일에는 청주ㆍ원주ㆍ대전교구에서 현양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주교회의는 또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와 가톨릭평화방송이 공동 제작한 ‘가톨릭 영상 교리’(총 47편)를 모든 교구와 본당이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가 마련한 「청소년 사목 지침서」를 승인했다.

주교회의는 아울러 새 주교회의 의장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부의장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서기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선출했다. 신임 의장단 임기는 3년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