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 점점 빨라지는데…3대 종단의 대응은?

(가톨릭평화신문)

[앵커] 우리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종교가 없습니다.

문제는 종교를 갖고 있던 국민조차 종교를 떠나고 있다는 겁니다.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등 3대 종단은 이런 탈종교화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국민의 탈종교화는 뚜렷합니다. 

종교가 있는 국민보다 종교가 없는 국민이 2배 가까이 많습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종교인은 37%, 무종교인은 63%로 조사됐습니다. 

종교인 급감은 성직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등 주요 종교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박수호 / 중앙승가대 교수> 
“출가자 감소 추세는 상당히 급감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1년에 대략 300~350명 정도 스님이 출가하셨어요. 2020년대 와서는 100명 미만으로 감소한 상태입니다.”

각종 통계 지표가 종교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상황.
 

한국종교사회학회가 올해 학술대회 주제를 ‘종교 이후의 종교’, 특히 ‘탈종교’로 잡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재영 / 한국종교사회학회장,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통계에서는 종교 없음, 무종교인이라고 분류가 되더라도 그 사람들이 전혀 종교에 관심이 없거나 종교성이 제로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나름대로 종교에 관심 있는 사람도 있고, 영적인 차원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 것이죠.”
 
3대 종단 학자들은 탈종교 시대를 마주하게 된 원인에 대해 다양한 진단을 내놨습니다.

<이정철 / 국민대 교수>
“기독교인이지만 절에도 가고 무속신앙도 경험하고 이런 것들에 대한, 경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굉장히 낮다. 또 하나의 특징이 그 종교를 열심히 추구하기보다는 개인의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종교적 경험을 선택적으로 취사선택해서 실천한다.” 

<최영균 신부 /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장> 
“성직주의가 워낙 뿌리가 깊다 보니까 평신도들 자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권리 주장을, 교회 안에서 참여와 권리에 대한 인식들이 상당히 좀 낮다. 이런 것들도 교회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탈종교 추세를 반전시킬 방법은 없을까?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장 최영균 신부는 가톨릭교회가 지난 3년간 쇄신을 위해 진행한 세계주교시노드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최영균 신부 /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장> 
“여성과 평신도들의 폭넓은 참여와 보장. 그래서 여성의 부제서품, 부제가 돼야 그 다음 단계인 사제로 갈 수 있는 거니까. 그 가능성에 대한 논의들.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교회의 입장 등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었고요. 이 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전 세계 모든 지역 교회 신자들 전체가 참여한 순환적 대화와 식별의 과정 끝에 거둔 성과라고 평가를 하고 있고요.” 

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는 종단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템플 스테이 같은 대중적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수호 / 중앙승가대 교수> 
“(템플 스테이가) 원래 시작은 월드컵 때 한국을 관광하는 사람들이 숙소가 부족하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문화도 체험할 겸 숙박 문제도 해결할 겸 해가지고 시작했던 프로그램이거든요. 근데 지금은 불자들보다도 불자가 아닌 사람이 훨씬 더 많이 참여하고 있고 불교 문화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전달해주는 굉장히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탈교회층 대다수인 3040 세대에 대한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최희진 박사 / 장로회신학대>
“명절 때 해외여행을 간다든가 혹은 그런 식으로 유교적인 전통을 따르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들이 보입니다. 중층 신앙적인 요소가 지금 현재 젊은 세대에서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발현이 되는가. 이런 것에 대한 분석이 있다면…”

이번 학술대회는 3대 종단 학자들이 탈종교 현상을 깊이 고민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논의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실천입니다. 

<경동현 안드레아 /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 
“(과거 시노드의 경우) 문서로만 남았지, 사실 그 문서 이후에 나왔던 제안들이 사목 현장에서 적용되거나 했던 것들이 거의 없다고 하는 아쉬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경험의 연장선에서 보면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러운 귀결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