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이를 섬기는 힘, 기도에서 나온다”
(가톨릭평화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8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17일) 담화를 발표하고, “기도에 봉헌된 이 해에, 가난한 이들의 기도를 우리의 것으로 삼아 가난한 이들과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의 기도는 하느님께로 올라갑니다’란 주제 담화에서 “참으로 가난한 이는 겸손한 이”라며 “겸손은 하느님께서 결코 우리를 버리지도 응답 없이 그냥 두지도 않으실 것이라는 신뢰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의 침묵에는, 하느님과 그분 뜻에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며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말씀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은 가난한 이들의 기도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현존과 필요를 인식하라는 도전 과제를 모든 신자에게 내어놓는, 그래서 결코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되는 사목적 기회”라면서 “이 일에 헌신하는 사제·축성 생활자·남녀 평신도는 그들의 증언을 통해 당신을 향하는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도의 진정성은 만남과 곁에 있어 줌으로써 드러나는 애덕 안에서 확인된다”며 “기도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면 헛된 것이 되고, 애덕도 기도가 없으면 이내 바닥이 드러나고 마는 자선 행위에 불과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삶을 바친 콜카타의 마더 데레사 성녀를 예로 들면서 “데레사 성녀는 우리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을 섬기는 사명을 위한 힘과 믿음을 기도에서 길어 올렸다”고 전했다.
교황은 “성년을 향한 여정에서 모두 희망의 순례자가 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를 권고한다”며 “잠시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 작은 관심과 미소·다정한 손길·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자”고 당부했다. 이어 “이러한 몸짓들은 날마다 노력이 필요하고 기도로 힘을 얻는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또 “무기들의 우레 같은 굉음, 많은 무고한 부상자의 울부짖음, 수많은 전쟁 희생자의 침묵에 희망의 노래가 자리를 빼앗겨 버린 듯한 이 시대에, 하느님께 평화를 간청한다”며 “우리는 평화가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이기에 일상 삶 속에 다시 평화가 깃들게 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작은 사람들을 대할 때 언제나 연대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보여주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우리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되라는 부름을 받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