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난민 향한 ‘환대·화해 문화 증진’ 모색

(가톨릭평화신문)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개최된 ‘예수회 동아시아태평양지역구 이주민·난민 네트워크 회의’에 참가한 신부와 수녀, 예수회난민서비스 활동가들. 김주찬 신부 제공

예수회 동아시아태평양지역구(JCAP, Jesuit Conference of Asia Pacific) 이주민·난민 네트워크(MRN, Migrants and Refugees’ Network) 회의가 3월 28~31일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개최됐다. JCAP MRN은 8개국·30명 이상의 예수회 신부와 수녀·예수회난민서비스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역구 내 이주민·난민 문제 해결책을 적극 모색해나가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30여 명의 네트워크 참가자들이 모여 ‘환대와 화해의 문화 증진하기’라는 주제로 활동가 초빙 강연 및 이주노동자센터 이웃살이 방문을 통해 국내 이주민과 난민의 실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북아시아 화해 계획(North Asia Reconciliation Initiative) 대표 김종호 목사는 미국 이민생활에서 체험을 바탕으로 ‘환대의 복음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나눴다. 김 목사는 성경 속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무조건적 사랑을 예로 들면서 “누군가를 환대한다는 것은 희생과 안전함을 위협받는 것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를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함께 더 깊은 관계로 이끌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센터 이웃살이를 방문해 임금체불피해 이주노동자와 쉼터 이용자, 아프가니스탄 출신 특별기여자 및 미얀마 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지역구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이주민 사목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할 방안을 논의했다. 또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해 화해의 의미를 성찰하고, 파주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서 남북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동아시아태평양지역구 이주민·난민 네트워크 한국 담당자 김주찬(예수회) 신부는 “이주민과 난민을 사람 또는 이웃이 아니라 노동력 내지는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사회적 시선과 국내이주민·난민 정책에 맞서, 더욱 복음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환대의 문화를 증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단지 환대에 그쳐선 안 된다”며 “이주민과 난민들 역시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존엄한 인격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존중받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의는 참가자들이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환대와 화해의 사명’이라는 구체적인 소명을 확인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그 소명을 힘차게 선포하도록 파견받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2026년 회의는 동티모르에서 ‘환경 위기와 국내 실향민’을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