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는 장애인 권리 보호 앞장서야”

(가톨릭평화신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는 제45회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담화를 내고 “교회 공동체는 사랑의 정신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모든 이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들과 함께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주교는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4)란 주제의 담화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부활의 기쁨과 희망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한다”며 “우리의 사랑과 실천이 장애 없는 세상을 만드는 희망의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장애인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함께 기쁨을 누리는 데 방해가 되는 편견과 장벽을 성찰하는 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지난해 충북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숨진 사건 등 여전한 우리 사회 내 장애인들의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면서 “장애를 가진 빈곤층의 삶은 매우 열악하고 이로 인한 삶의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면서 “매년 장애인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주교는 이어 “장애 유무를 떠나 모든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동등한 존재로서 함께 살아가야 할 형제요 자매”라며 장애인 권리 향상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 문제 해결 △장애인 정보 접근성 향상 △장애인 돌봄체계의 실효성 강화 △4차 산업혁명이 장애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 고려 등을 제안했다.

유 주교는 “장애인의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들의 삶을 개인과 가정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적·법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와 사회·정부 등은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서로 돕고 연대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