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천안 모이세, 이주민들 ‘희로애락’ 판소리로 보듬어

(가톨릭신문)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11월 30일 대전교구 천안오룡동성당. 이주민들이 판소리꾼과 함께 <진도 아리랑>을 한목소리로 불렀다. 대전교구 천안 모이세(전담 방영훈 도미니코 사비오 신부)가 마련한 ‘국악과 함께하는 대림 특강 - 삶 속에 숨겨진 하느님의 소리를 찾아’ 현장이다.


이번 행사는 대림 시기, 이주민들이 특강에 참여하며 자신의 몸에 새겨진 상처를 돌아보고 그리스도께 치유를 청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강은 참가자들이 겪은 아픔을 희망의 소리로 승화하도록 돕기 위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소리로 풀어낸 판소리 공연으로 구성됐다. 공연은 문화예술을 나누며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는 ‘내일 포럼’(담당 이선찬 베드로 신부)이 맡았다. ‘내일 포럼’의 정성희 소리꾼과 금현옥(프란치스코) 고수는 <사랑가 ? 춘향가 중>, <군노사령>, <삼도 설장구>, <진도 아리랑> 등을 선보였다.


천안 모이세는 이날 성탄 준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참가자들에게 성탄 카드를 나눠 본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도록 하고, 특강 후 봉헌된 미사 중 이 카드를 함께 봉헌했다. 카드는 주님 성탄 대축일에 맞춰 이주민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행사를 기획한 이남웅 신부(스테파노·대전교구 천안 모이세 담당)는 “예수님께서는 (북소리에 울리는) 우리의 ‘몸’과 같은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며 “우리의 몸 안에 아기 예수님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본인의 몸을 소중히 돌보는 대림 시기를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필리핀 이주민 하트 씨는 “가사는 몰라도 판소리의 리듬을 좋아해 벌써 두 번째 공연을 보러 왔다”며 “두근두근한 북소리를 들으니, 성탄이 다가오고 있다는 설렘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