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성보육원 125년 “앞으로도 밝고 튼튼하게”

(가톨릭평화신문)
 
▲ 정신철 주교가 28일 해성보육원 어린이들과 함께 보육원 설립 125주년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국내 첫 보육시설인 인천 해성보육원(원장 경현옥 수녀)은 설립 125주년을 맞아 9월 28일 기념행사를 열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터전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보육원 관계자와 봉사자, 일반 신자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념 미사와 기념식, 축하공연, 나눔 장터 순으로 진행됐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해성보육원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님들이 만든 이후 수많은 가난하고 병든 아이들을 영적으로, 인간적으로 품위를 높여 주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며 “보육원의 헌신인 노력과 돌봄은 수많은 아이가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고 말했다.

정 주교는 그러나 “이곳에서 자란 많은 아이는 부모를 모르고 자란다는 것만으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과 소외를 겪었을 것”이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런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우선적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장 경현옥(데레사) 수녀는 “보육원의 원훈은 ‘밝고 바르고 튼튼하게’로 우리 직원들은 아이들이 원훈대로 밝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모든 분이 함께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는 지금까지 보육원을 위해 헌신한 봉사자, 후원자, 직원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30여 년간 해성보육원에서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표창을 받은 엄현자(카타리나, 인천 청학동본당) 씨는 “아이들과 추억을 쌓을 기회를 주시고 아이들을 돌볼 건강을 주셨던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축하공연에는 보육원 아동들이 나와 율동과 합창 무대를 선보여 참석자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해성보육원은 프랑스의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만든 ‘제물포 고아원’을 뿌리로 한 우리나라 최초의 보육시설이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소속 박황월 수녀 등 3명이 집 없이 방황하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1894년 8월 18일 인천 답동에 보육원을 만들면서 시작했다.

1896년 현재의 답동 주교좌 성당에 원사를 신축해 운영했으며 1905년에는 답동본당 4대 주임 드뇌 신부의 도움으로 원사를 증축했다. 6ㆍ25 전쟁 이후에는 보호해야 할 아이들이 늘어나자 1958년 용현동에 분원을 만들었고, 1975년에는 본원과 분원을 통합해 보육원을 답동에서 현재 위치한 용현동으로 이전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1만여 명이 넘는 아동이 보육원을 거쳐 갔고, 900여 명의 아동은 보육원을 통해 새 가정을 찾았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