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여성의 권익과 행복 위한 노력에 은총을

(가톨릭평화신문)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가 여성의 집 운영위원회 손복순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가정폭력 피해 여성, 소외된 여성 노동자들을 품어온 ‘서울 가톨릭 여성의 집’(원장 박경옥)이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여성의 집은 13일 대림동성당에서 유경촌(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 주교 주례로 4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지금까지 도움을 준 후원자와 은인 등 200여 명을 초대해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발자취를 되새겼다.

유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40년 동안 소외되고 박해받는 여성의 권익과 행복을 위해 애써온 박경옥 원장과 후원자들에게 주님의 특별한 강복이 가득하시길 바란다”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폭력, 차별, 학대, 소외는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며 “여성의 집은 상처받은 여성의 치유에 힘쓰며 여성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줬다”고 격려했다. 유 주교는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운영위원회 손복순(아녜스) 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여성의 집 담당 김인규(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는 “고통받고 눈물겨운 삶을 사는 이들을 품어 안고, 그들을 위하는 것이 주님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며 “박경옥 원장이 걸어온 길은 하느님의 은총이었다”고 말했다.

가톨릭노동청년회(JOC) 회장을 지냈던 박경옥(모니카) 원장은 1979년 구로공단 인근에 여성의 집을 마련해 시골에서 올라온 집 없는 여성 8명과 함께 살았다. 여성들은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녔다. 박 원장은 가난한 여성들과 함께 살면서 교양 교육을 비롯해 바느질과 자수, 봉제도 가르쳤다. 남편의 가정 폭력을 피해 어린 아기를 등에 업고 찾아오는 여성과 미혼모들이 생기면서 박 원장은 24시간 ‘아가방 탁아원’도 15년간 운영했다.

박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여성의 집을 거쳐 간 800여 명의 아이가 죽지 않고 살아온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남편에게 맞으면서도 남편을 변화시키고, 가정을 지키며 살아온 여성들을 통해 우리의 생명과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고 밝혔다.

여성의 집은 40주년 기념 자료집 「몸으로 기도하는 여성들」도 발간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