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하트로 마련한 성탄 선물 ‘사랑의 라면’

(가톨릭평화신문)
 
▲ 라면 기부자인 이인식(앞줄 왼쪽 두 번째)씨와 김일영 주임신부(앞줄 오른쪽 첫 번째)가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닷새 앞둔 12월 20일 오후 2시 무렵 서울 양재동성당 마당에 4.5톤 트럭 한 대가 서서히 들어왔다. 육중한 덩치 때문에 차 앞머리를 성당 앞마당에 그대로 두고 화물칸 양옆 문을 하늘로 젖히자 40개들이 라면 상자 720개가 가득 실려 있었다. 문이 열리자 양재동과 청담동 등 서울대교구 11지구 내 14개 본당에서 온 빈첸시오회원들이 라면 상자들을 각자 차량에 옮기기 시작했다.

11지구 내 본당들이 차량에 옮겨 실은 라면은 680상자, 나머지 40상자는 농아선교원 몫으로 남겨 두었다. 본당 관할구역이 넓고 캄보디아 선교를 준비 중인 청담동본당이 가장 많은 130상자를 받았다.

라면은 뷰티ㆍ패션유통회사인 블랑두부를 운영하는 이인식(테오도르)씨가 성탄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양재동성당에 기증한 물품이다. 양재동본당 이강영(스테파노) 총회장은 “기부의사를 전달받은 후 라면을 11지구 내 소외계층과 함께 나누기로 했다”며 “청담동과 도곡동 등 강남에도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라면을 기부한 이인식씨는 인스타그램에 “제가 들고 있는 하트를 두 번 클릭해주세요. 하트가 하얗게 변한 만큼 라면이 기부됩니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리고 하트 수만큼 라면을 기부하는 운동을 펼쳤다. 이씨는 “사람들이 하트로 참여하면 라면 1개를 기부하기로 했는데 그동안 받은 하트가 2만 8800개”라며 “그래서 라면 40개들이 720박스를 기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한 영향력이라고 해서 좋은 일을 하는 것을 알리고 전파를 하면 많은 분이 동참하고 있다”며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부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재동본당 주임 김일영 신부는 “누가 이렇게 좋은 크리스마스 성탄 선물을 준비했냐고 칭찬했다”며 “주님의 큰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라면을 11지구와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