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모범 선교’로 신자 늘고 공동체 튼튼해져

(가톨릭평화신문)
▲ 수원교구 새가족찾기 우수본당으로 선정된 배곧본당 주임 김정환 신부가 ‘배곧성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배너 앞에 서있다.



“신도시에 주민들이 입주하는 때를 ‘골든타임’이라고 하죠. 본당 공동체 발전에 향방이 걸린 시기입니다. 잘못하면 여기는 해봤자 안 되는 성당이 되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인프라를 확충하다가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 되기도 합니다. 이 시기를 잘 정착시켜야 10년, 더 나아가 100년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 수원교구 새 가족 찾기 선교 우수본당으로 선정된 경기도 시흥 배곧본당 주임 김정환 신부는 “그동안 뜨겁게 기도하고 활동해준 봉사자 교우님들께 감사드리며 지역 복음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7년 6월 설립한 배곧성당은 2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젊은 본당이지만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시화바오로본당에서 분리될 당시 900여 명이던 신자는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3000여 명으로 늘었다. 특히 2018년 89명, 2019년에는 100명이 세례성사를 받았다.

배곧본당이 선교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건 미사 때마다 교우들과 함께 ‘새 가족 찾기 기도’를 바치며 영적인 힘을 모은 일이었다. 그러면서 신도시의 특성상 이사를 오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모범 선교’와 ‘산파 구역’ 설정이라는 독창적인 선교 방법을 도입했다. 모범 선교는 단순히 피켓과 구호, 안내 전단과 선물을 나눠주는 선교방식 대신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를 줍고 환경 정화에 참여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하는 등 솔선수범의 선교 방식이다. 산파 구역은 아이를 낳을 때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산파에서 착안한 방식이다. 단지별로 입주하는 시기가 각각 다른 만큼 먼저 입주해 자리를 잡고 있는 구역이 나중에 입주하는 단지를 찾아가 이삿짐을 나르며 인사하면서 구역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돌봐주는 제도다.

본당 신부가 적극적으로 가정 공동체를 방문하는 사목 방식도 도움이 됐다. 김 신부가 그동안 방문한 가정은 모두 750가정으로 배곧 성모님을 축성하면서 함께 기도하고 발 씻김 예식으로 신자들과 지역민들의 신뢰를 쌓았다.

김 신부는 “1980년대에 가톨릭 신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교회가 민주화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복음화의 씨앗이 자란 아주 좋은 예”라며 “신자들이 밖으로 나가서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을 보여준다면 당장 성당에 나오지 않더라도 그런 신앙의 씨앗이 자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펼치고 있는 선교 이벤트들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배곧본당의 선교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