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약현본당 ‘사랑의 쌀’ 나눔 8년째 계속

(가톨릭평화신문)
 
▲ 중림동약현본당은 올해 상반기에만 축복미 3680㎏을 이웃과 나눴다. 사진은 본당이 기부받은 축복미.

 

 


내가 여유가 있어야만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진정한 나눔이란 그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서울 중림동약현본당(주임 김병훈 신부)은 8년째 사랑의 쌀 나눔을 하고 있다. 중림동약현성당에서는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화환 대신 받은 ‘축복미’를 시설과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 축복미 나눔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주임이었던 이준성(교포 사목) 신부가 아이디어를 냈다.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들어오는 축복미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나눔을 생각했다.

축복미가 들어오고 나눔에 이르는 과정은 이렇다. 축복미 기부를 하려는 신랑 신부의 하객이 먼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전화해 기부 의사를 밝힌다. 그리고 기부자가 사회복지회에 돈을 기부하면 절반은 사회복지회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고 나머지 절반은 쌀로 약현성당에 보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축복미는 한 번에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200㎏까지 들어온다. 이렇게 들어온 축복미는 12개 시설과 25개 가정에 전달된다. 가정의 경우 4인 가족에게는 한 번에 20㎏, 홀몸 노인이나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10㎏을 전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축복미 3680㎏을 이웃과 나눴다.

축복미만 전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부터는 홀몸 노인들을 위해 사회사목분과 위원들이 모여 정성껏 만든 반찬도 함께 전달한다. 몸은 힘들지만, 쌀과 반찬을 받는 분들이 고맙다며 손을 잡아줄 때면 모든 힘든 것이 눈 녹듯 녹아내린다. 여기에 본당의 적극적인 지원은 사회사목분과 위원들의 큰 버팀목이다.

장영상(모방 베드로) 사회사목분과장은 “넉넉하진 않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큰 도움은 아니겠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마자렐로 수녀도 “본당에서 꾸준히 결혼식이 있고 그래서 축복미도 많이 들어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속에서 큰 문제 없이 잘할 수 있게 해주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