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장학생, 취업 후 빈첸시오회에 기부… ‘나눔의 선순환’ 실현

(가톨릭평화신문)


본당 장학금을 받아온 한 대학생이 취업 후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데 써 달라며 빈첸시오 기금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름다운 나눔의 주인공은 수원교구 분당성마태오본당(주임 이철수 신부) 윤이나(미카엘라)씨로 최근 100만 원을 본당 빈첸시오회에 기부했다.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던 윤씨는 아버지가 병으로 선종한 후 갑자기 집안이 어려워졌다. 분당성마태오본당은 윤씨의 딱한 사정을 알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4차례에 걸쳐 마태오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장학금으로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던 윤씨는 취업 후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윤씨는 “취업 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제게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갚는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해오고 있었다”며 “청년 미사가 재개된 날 신부님께서 ‘현재 코로나 여파로 빈첸시오회 운영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본당에 조금이나마 되갚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씨는 그러면서 “본당 관할 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며 “지원이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되어 본당을 대표하는 이웃 사랑과 선교의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07년 1학기부터 장학금 사업을 펼치고 있는 분당성마태오본당은 지금까지 대학생 277명, 고등학생 105명 등 총 382명에게 도움을 줬다. 1회 장학금은 대학생 150만 원, 고등학생 40만 원으로 지금까지 4억 5700만 원을 지급했다. 장학금은 본당 성물방과 성모회 농산물 판매 이익금, 기부금 등으로 마련하고 있다. 장학생 대상은 분당성마태오본당 관할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재학생이다. 구청장, 동장, 마태오장학회 운영위원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3명 이상 다자녀 가정, 사회봉사 실적이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성적은 고등학생은 전체 석차 60% 이내, 대학생은 B학점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철수 주임 신부는 “신자들이 23년째 본당에서 장학회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뿌듯해 하고 있다”며 “보다 더 많은 학생이 꿈을 잃지 않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장학회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