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성여중, 모교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3인’ 기념비 제막

(가톨릭평화신문)
▲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를 비롯한 신성학원 동문들과 재학생들이 신성여학교 출신 3명의 독립애국지사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



제주 출신의 여성 독립운동가 최정숙(베아트리체, 1902~1977)ㆍ강평국(아가타, 1900~1933)ㆍ고수선(엘리사벳, 1898~1989) 애국지사를 기리는 기념비가 모교인 제주시 신성여자중학교에 세워졌다.

제주 신성학원 총동문회(회장 현희순)는 18일 제주시 아봉로 신성여자중학교 내 100주년 기념관에서 독립애국지사 기념비 제막식 및 축복식을 개최했다. 제막식에는 학교법인 신성학원 이사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와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 신성여중 교장 송동림 신부를 비롯해 100여 명의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참석했다.

강우일 주교는 제막식에서 “기념비를 세운 것은 앞으로 신성학원에서 배우고 성장할 우리 젊은이들이 애국지사 세 분의 숭고한 정신과 삶을 기억하고, 나라와 겨레를 위해 새로운 빛이 되어 새로운 표지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희순 총동문회장은 기념사에서 “스스로 독립을 쟁취하다 먼저 간 3인 선배의 얼을 계승하기 위해 기념비를 세우게 됐다”며 “제주를 사랑하는 선배들의 고귀한 독립 정신은 영원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국지사 3인은 모두 제주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신성여학교(현 신성중ㆍ고교) 1회 졸업생이다. 초대 제주도 교육감인 최정숙 여사는 독립유공자로, 1919년 경성여자고등학교 보통학교에 재학하며 고수선 선생과 함께 3ㆍ1 만세운동을 벌였다. 제주여자청년회를 만들어 여성의 권익을 되찾는데 목소리를 내고, 항일운동에 힘썼다.

강평국 선생은 교육자로서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문맹 퇴치와 여성의 해방 운동을 위해 불꽃 같은 삶을 살았다. 전남 진도공립보통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를 가르치다 체포돼 고문을 받았다. 강 지사는 제주 최초의 여성 유학생으로 도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건강 악화로 33살에 세상을 떠났다.

오상철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