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의동본당, 사랑으로 버무린 김장 나눔

(가톨릭평화신문)
 
▲ 서울 구의동본당 신자들이 성당 마당에서 김장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복지관과 선교 본당도 함께 해 연대와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주임 정진호 신부)이 15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성당 마당에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했다.

15일 오후 1시, 앞치마와 비닐장갑, 위생모자, 마스크를 착용한 100여 명이 김장으로 분주하다. 마당에 펼쳐진 테이블 한쪽에서는 어제 미리 손질해 둔 무와 마늘, 각종 양념을 버무려 김칫소를 만들고 이를 건네받은 테이블에서는 배추에 김칫소를 넣는 본당 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본당 사제와 수도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수도자들은 고무장갑을 끼고 김치를 버무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주임 정진호 신부도 잘 버무려진 김치를 비닐에 넣고 10㎏ 단위로 무게를 달아 쉴 새 없이 포장팀에 건넨다.

오랜만에 공동체가 가지는 큰 행사. 여기저기서 웃음꽃도 피어난다.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이야기부터 “배추가 모자를 줄 알았는데 김칫소가 부족하다” “비닐 포장이 새지 않게 잘 묶어라” “상자 좀 빨리 가져와라” 등의 말이 오가며 성당 마당이 시끌벅적하다.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이춘희(카타리나, 71)씨는 “코로나19로 교우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는데 함께 김치를 담그며 공동체 단합도 다지고 나눔도 실천할 수 있어 기쁘다”며 “김장 재료를 깨끗하게 손질해 정성으로 담근 김치가 겨울을 맞는 이웃들에게 소중한 양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금호1가동(선교)본당과 중곡ㆍ광장종합사회복지관도 함께 해 나눔의 의미를 더 했다. 본당과 지역 공동체들이 담근 김장 10㎏ 상자 250개는 “서로 사랑하여라- 천주교 구의동성당”이라는 글귀가 담긴 스티커를 붙여 지역 사회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임병범(마태오, 63) 사목회장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지구장 본당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김장 나누기 행사를 준비했다”며“2주 전부터 예물 봉투를 신자들에게 나눠줘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고 나눔의묵상회 기금을 더해 김장 비용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본당 측은 “지역 내 복지관과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들을 찾아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는 내년에 규모를 확대해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