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군부의 쿠데타로 전국적 내전에 휘말린 미얀마. 미얀마의 사회와 교회, 한국에 정착한 미얀마 이주민들의 현황을 살피며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원장 김동원 비오 신부, 이하 동복원) 제21회 심포지엄에서 마련됐다.
동복원은 4월 5일 수원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과의 대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미얀마 만달레이대교구장 마르코 틴 윈 대주교가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과의 대화 방향’으로 기조강연을 하고 미얀마 삔우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 원장 이연학(요나) 신부가 ‘미얀마 사회 현황 및 교회의 대응활동’을 주제로 발표해 미얀마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틴 윈 대주교와 이 신부는 미얀마 강진 상황 때문에 현장 참석은 못했지만, 발표문을 보내 심포지엄에 참여했다.
또 심포지엄 중에는 한국에 정착한 이주민들, 특별히 미얀마 이주민들의 상황에 관해서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동복원 송주영(데레사) 연구원과 에이띤 씨(서울대 한국어학과 박사과정)는 미얀마의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한 미얀마인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이들이 직면한 여러 어려움을 분석했다.
이들의 발표에 따르면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한 미얀마인들은 직·간접적으로 군부 정권의 폭력과 보복 조치를 당했고, 일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었다. 또한 시민불복종운동 이력으로 여권이나 비자 발급 및 연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활동에도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의정부교구 파주 엑소더스(EXODUS) 위원장 이항수(파스카시오) 신부, 이주민·난민 쉼터 착한사마리아인의집 책임 김보현(로사) 수녀, 서울이주여성디딤터 시설장 남영미(마리나) 수녀, 수원교구 평택 엠마우스 센터장 세바스티아노 신부 등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국내 이주민들의 현황과 어려움 등에 관해 나누기도 했다.
틴 윈 대주교는 “미얀마의 지속적인 분쟁은 국가 내에서 광범위한 빈곤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폭력은 생계를 방해하고 사람들을 집 밖으로 내몰며 인프라를 파괴하고 경제 활동을 저해해 인구의 상당 부분을 빈곤선 아래로 밀어내고 있다”면서 쿠데타 이후 군부와 반정부 저항군 및 소수민족 군대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과 그로 인한 미얀마의 현황을 설명했다.
틴 윈 대주교는 “비록 아시아 교회의 수는 적지만 가난한 사람들과의 대화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초기 교회에서 실행했던 나눔의 정신을 재고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안락한 삶을 벗어나 미얀마,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의 빈곤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