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마전동본당, “새벽 여는 ‘성무일도’로 일상 활기 되찾아”

(가톨릭신문)

 

“내 영혼아, 잠을 깨어라. … 잠든 새벽을 흔들어 깨우리라.”(시편 57,8)

 

 

4월 1일, 동이 트지 않은 새벽 5시 무렵에도 인천교구 마전동성당(주임 박희중 안드레아 신부)에는 여느 때처럼 80여 명 본당 신자가 모여 성무일도와 미사를 바쳤다. 직장인에게는 5분도 소중한 아침 시간, 출근 전 단잠 시간을 마다하고 성당에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당 신자 한경숙(데레사·55) 씨는 “공동체 기도의 강한 힘을 체험하고, 사순 시기에 기도를 일상화하며 생활이 활기차지고 있다”고 웃으면서 아침 8시 출근길에 올랐다.

 

 

이렇듯 본당 신자들은 사순 시기를 맞아 3월 5일(재의 수요일)부터 4월 16일(성주간 수요일)까지 월~토요일 새벽 5시30분 성당에서 함께 성무일도와 미사를 바치며 새로운 영적 활력을 얻고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 시편과 성서 본문 낭독, 찬송을 하는 성무일도를 통해 신자들은 하루를 신앙으로 시작하는 거룩함, 똑같은 마음으로 모인 교우들 사이의 연결감을 듬뿍 느끼고 있다. 또 그 덕에 점점 많은 신자가 함께하고 있다. 성무일도 직후 열리는 아침 6시 미사에는 100여 명이 참례하고 있다. 그전 월요일 아침 7시 열리던 미사 참례자는 30여 명 정도였다.

 

 

본당 공동체가 함께하는 이 시간은 성무일도를 모든 그리스도인의 공적인 기도로서 생활화한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 주임 박희중 신부는 “성무일도는 흔히 성직·수도자만의 기도로 여겨지지만, 사실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기도로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모두에게 보편적인 기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신자들께서 성무일도의 ‘맛’을 알게 된 것 같아, 사목자인 저를 비롯한 모든 교우의 영적 기쁨이 배가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많은 교우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사순 시기를 넘어 일상의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 새벽을 깨워주는 기도는 우리 각자가 스스로 성찰하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은총의 시간으로 무르익어가고 있죠.”

 

 

미사 후 바로 출근해야 하는 본당 신자 홍문정(마리아·51) 씨는 생활과 업무 루틴이 엉망이 될까 주저하다가도 지금껏 빠짐없이 성무일도와 미사에 나오고 있다. 홍 씨는 “사순 시기 우리에게 진정 무엇이 필요할지 신부님께서 숙고해 내리신 결정임도 이해했지만, 어머니께서 고단하신 중에도 항상 같은 시간 새벽에 촛불을 밝히고 오롯이 주님께 의탁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일상 찰나에도 ‘우리를 살리고 계시는 하느님’이 계심을 느끼고 있어요.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해 감사 일기를 꾸준히 쓰게끔 원동력을 주시는 내 안의 하느님께 고백합니다. ‘나를 살리시는 주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