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양천본당(주임 염기철 베드로 신부)에는 음악 초심자 상관없이 모여 기타를 연주하고, 음악적 탤런트를 교회 봉사에 쓰는 교우들의 모임이 있다. 2015년 5월 결성된 본당 음악 동아리 ‘소리통’(단장 노영기 바오로)이다.
15명 회원이 금요일과 주일마다 모여 기타와 노래 연습을 하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미사와 주일 새벽미사에서 본당 신자들을 위해 연주 봉사를 하고 있다. 본당 구성원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동체를 지향하기에 ‘소리통’이라는 한국적인 이름을 붙였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가톨릭 전례 음악을 대중적으로 쉽게 풀어 나가자는 뜻에서 주로 미사곡과 생활 성가 특송을 연습하지만, 신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가요와 팝송도 연주하고 부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타 동호회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신앙을 나누는 데 있다. 노영기 단장은 “본당과 교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서로 격려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역할이 소리통의 운영 취지”라고 설명했다.
‘소리(복음)를 전하는 통’이 될 수 있도록 소리통은 본당 미사나 행사 연주·공연을 넘어서도 활동하고 있다. 매년 1회 전국 성지를 순회하며 미사 연주 봉사를 해 오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지역 복지회관에서 소외 이웃을 위해 연주하기도 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버스킹을 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가톨릭 신앙을 거부감 없이 알리기도 했다. 오영미(이레나) 총무는 “본당 너머로 사랑 실천을 넓혀가고자 하기에, 단원 중 대부분인 직장인들이 특히 믿음에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삶과 업무에 쫓기면 타성적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등 누구나 자칫하면 수동적이 될 수 있는 신앙생활. 단원들은 멋진 선율을 이룰 때 감동을 느끼고, 또 이를 교우들에게 선보이며 은혜로움을 주고받으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소리통의 지도를 맡고 있는 박서희(아우구스티노) 씨는 “정성 담아 연습한 곡으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위로를 찾아 성당에 오는 신자들에게 소소한 격려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건 단원들 모두의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지향으로 서로 맺어진 깊은 유대감도 우리에게 신앙을 ‘울림’으로 느껴지게 한다”며 기타를 들어 보였다.
소리통은 올해 10주년을 맞아 활동 범위를 넓히고자 새로운 회원들을 모집하는 한편 전국 곳곳으로 더 자주 연주 봉사를 나가고자 한다. 노 회장은 “연주 봉사 기회를 주고자 하는 전국 성당과 성지 어디든 찾아가 기타 선율 속 녹아든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