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부활하신 주님 빛으로 새로워지길 간구

(가톨릭평화신문)
▲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이탈리아 벨레트리 교도소에서 재소자의 발을 씻어준 뒤 입을 맞추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과 로마에서 파스카 성삼일을 지내며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언제나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하심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사랑에 응답하며 부활하신 주님의 빛으로 새로워지기를 간구했다.

교황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했다. 18일 로마 근교 벨레트리 교도소를 방문해 주님 만찬 미사를 집전하고, 이탈리아 출신과 브라질, 모로코, 코트디부아르 등 외국인 재소자 12명의 발을 씻겨주고 입을 맞췄다. 교황은 예수께서 살던 시대에 발을 씻어주는 행위는 노예들이 하는 행위였다고 상기시키면서 이처럼 “형제애란 언제나 겸손한 것이며, 남을 섬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에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성유 축성 미사를 주례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예수께서는 한 번도 사람들을 멀리한 적이 없다”며 “기름을 붓기 위해 기름부음을 받은 사제들은 언제나 신자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군중의 처지를 생각지 않고 자신들이 먹을 음식과 자신들의 안락함만을 바라는 태도에서 성직중심주의가 시작된다”면서 “자신의 편안함을 찾지 말고 사람들 사이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라”고 사제들에게 권고했다.

교황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인 19일 로마 콜로세움에서 거행된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석, “당신의 십자가에서 가난한 이들과 난민 등 세상의 모든 소외되고 버려진 이들의 십자가를 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날 신자들이 십자가를 지고 14처를 돌며 기도하는 촛불 행진이 이뤄지는 동안 꼰솔라타 선교 수도회 소속 에우제니아 보네티 수녀가 작성한 묵상 글이 낭독됐다. 보네티 수녀는 “가난한 이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 지금도 십자가의 형벌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과 연대해 이 ‘고통의 길’을 걷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파스카 성야 미사에서 “부와 성공처럼 덧없는 것을 위해 살지 말고 하느님을 위해 살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부활은 돌을 치우는 축제이며 하느님께서는 희망과 기대를 꺾어버리는 가장 단단한 돌을 치우신다”며 희망을 무덤에 묻어버리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과거 인물이나 역사책에서 알게 되는 분이 아니라 삶에서 만나는 분”이라며 “박물관에 전시된 신앙”을 갖지 말라고 요청했다.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