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서 익사한 2살 아이와 아빠… 난민의 비극

(가톨릭신문)

【워싱턴 CNS】 미국으로 향하다 멕시코 접경 지역 리오그란데강에서 물에 빠져 숨진 이민자 부녀의 사진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엘살바도르 출신 오스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와 그의 23개월 된 딸 발레리아가 6월 24일 리오그란데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멕시코 언론은 다음날 부녀가 꼭 끌어안은 채 익사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 사람들은 폭력과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을 막는 미국의 반이민 정책에 분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사진을 보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교황청 공보실 알레산드로 지소티 대변인은 6월 26일 기자들의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사진을 보고 크게 슬퍼하셨다”면서 “교황께서는 마르티네스 부녀를 비롯해 전쟁과 비극에서 벗어나려다 목숨을 잃은 모든 이민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의 아내 타니아는 멕시코의 ‘라 호르나다’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난민 신청을 하고 두 달을 넘게 기다리다가 6월 23일 함께 강을 건너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브라운스빌로 건너가기 위해 마르티네스가 먼저 딸과 함께 강을 건넜고, 다시 아내를 돕기 위해 되돌아왔다. 하지만 홀로 남겨진 딸이 무서움에 강에 뛰어들었고, 마르티네즈는 딸을 구하려 다시 강에 뛰어들었지만 부녀는 급류에 휩쓸렸다.

결국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타니아만 살아남았다. 12시간 뒤 멕시코의 구급대원들이 부녀의 시신을 찾아냈다. 둘 다 물에 얼굴을 묻은 채였고, 발레리아는 아빠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교황은 6월 26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그리스도인이라면 타인을 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중남미 이민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는 멕시코 정부에 감사를 전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대니얼 디나르도 추기경은 6월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 사진은 하늘에 정의를 요청하는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디나르도 추기경은 “이 사진은 정치를 침묵시킨다”면서 “이 사진은 우리가 위기에 빠진 이민자들에게 인도적이고 정의로운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나르도 추기경은 “하지만 슬프게도 이 사진은 우리 형제자매가 겪고 있는 일상을 고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들의 외침이 미 연방정부에게도 도달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