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세 속 감기로 주요 일정 취소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감기 증세로 주요 일정을 취소해 우려를 낳고 있다.

교황은 2월 26일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쉰 목소리로 기침을 하고 코를 푸는 등 감기 증세를 보였다. 미사 뒤 이어진 일반알현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순례자들과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악수를 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연대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튿날인 2월 27일부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27일에는 로마교구 사제들과의 참회예절에 참석하지 않았고, 28일에는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총회 참가자 알현을 취소했다. 교황은 감기 증상이 계속되자 3월 1일부터 시작한 교황청 직원들과의 사순 피정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황청 공보실에 따르면, 교황은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사적인 만남은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29일에는 교황청 부서장 회의를 주재했고, 주 레바논 교황대사와 주 프랑스 교황대사 등을 만났다. 교황청은 교황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하고, 교황이 가벼운 감기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20대 시절 호흡기 질환으로 한쪽 폐의 일부를 잘라냈다. 또 좌골신경통을 앓아 계단을 오르기 어렵다. 하지만 교황의 전체적인 건강은 양호한 상태로 2013년 즉위 이래 매년 4차례 이상 해외 사목방문을 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월 2일 기준 1694명의 확진자와 34명의 사망자가 나와 유럽에서 가장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교황청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들을 취소하고 있다. 교황청은 모든 부서 사무실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보건실에 의사와 간호사를 배치해 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예방을 위해 이탈리아 정부 및 라치오 지역 정부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3월 4일 수요 일반알현은 열리지 않으며, 3월 5~6일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예정됐던 비오 12세 교황 관련 문서 공개행사와 3월 2~7일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예정됐던 교황청 전교기구 지부장 회의도 취소됐다.

한편 밀라노대교구는 2월 23일부터 미사 봉헌을 중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