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교회 "성소수자 인권 존중… 무비판 수용은 경계해야”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폴란드 주교단이 가톨릭 신자들에게 성소수자(LGBT)를 존중해야하지만 이들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주교단은 8월 28일 27쪽으로 된 문서에서 성소수자 운동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 대한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비난했다.

주교단은 “성소수자에 대한 존중의 의무가 이들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오히려 인간의 성과 공동선의 원칙에 대한 객관적 진실에 비춰 이들 의견을 신중히 분석하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주교단은 문서를 통해 폴란드의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열띤 논쟁에 가담했다. 이 문제는 현 대통령 안제이 두다가 힘겹게 승리한 지난 7월 대선에서 주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지난 6월 두다 대통령은 동성 결혼과 입양을 반대하고 LGBT 교육을 금지하는 「가족헌장」에 서명했다.

대선 뒤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그리스도상을 포함한 바르샤바 국가 기념물을 무지개 깃발로 덮어버렸다. 카지미어츠 니츠 추기경은 신성모독이라고 비판하고 시위대에 종교적 감수성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거의 1년이 걸려 발행된 주교단의 문서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른 남녀 성 ▲민주 사회에서 성소수자 운동 ▲가톨릭교회의 성소수자 ▲아동과 젊은이 성교육과 관련한 성소수자 입장에 대한 교회 시각이라는 4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주교단은 이 문서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비난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모든 물리적, 언어적 폭력 행위와 모든 형태의 폭력과 공격은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회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 존엄을 존중할 의무를 두려움 없이 선포하며, 인간에 대한 진리를 무시하는 성소수자 운동과 젠더 이념에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주교단은 또한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신원을 밝히는 사람들도 교회에 소속될 권리가 있으며, 조건만 충족한다면 세례성사를 포함한 성사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성사의 거룩함을 지지하는 교회는 인간의 성을 속이는 일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