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민자에 살해당한 프랑스 메르 신부 애도

(가톨릭평화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일 이민자에 의해 살해당한 프랑스의 올리비에 메르 신부<사진>를 애도했다.

교황은 11일 메시지를 통해 “신부님이 살해된 매우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다”며 “그의 가족과 프랑스의 모든 신자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메르 신부를 살해한 용의자는 1년 전 프랑스 서부 낭트대성당에 불을 지른 방화범으로, 40세 르완다 출신 이민자이다. 그의 방화로 낭트대성당 내 17세기에 제작된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불타고, 스테인드글라스가 부서졌다. 15세기 전통 고딕양식 건축물인 낭트대성당은 착공 450년 만인 1891년 완공된 프랑스 역사 기념물로, 가톨릭 최고 문화유산 중 하나다.

방화범은 2012년 프랑스에 입국한 뒤 망명 신청을 했으나 거절당한 뒤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출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잇달아 저질렀다. 생로랑쉬르세브르에 있는 몽포르의 마리아 선교회 관구장인 메르 신부는 방화범인 그가 수감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뒤 수도원 내에 거처를 마련해주며 보살펴왔다. 성서학자이자 심리학자로 교부들의 말씀을 실천해온 메르 신부는 방화를 저질렀지만, 심적 어려움에 처한 그를 환대하는 평화의 사람으로 평소에도 프랑스 교회에서 깊이 존경받아온 수도 사제였다.

그러나 방화범이 은혜를 저버리고 갑작스러운 살인을 저지르면서 프랑스 신자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살해 동기는 조사 중이지만, 살인범은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 신부의 부검 결과, 머리 여섯 군데에 폭력을 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프랑스 경찰은 다른 테러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 에릭 드 물랭 보포르 대주교는 “이는 끔찍한 비극이며, 큰 충격을 받은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현지 주교단도 “메르 신부는 관대한 사람이었으며, 사랑의 순교자로 선종하셨다”며 슬퍼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