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장악된 아프간 상황 교회 비롯 국제사회 우려 표명

(가톨릭신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해 전 세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했다.

교황은 8월 15일 삼종기도를 주례하며 “모두가 그러하듯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총성을 멈추고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저와 함께 평화의 주님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오직 대화를 통해서만 고통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국민들이 집으로 돌아가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자 이탈리아 카리타스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선구호활동을 펼치던 교회 단체들도 활동을 중단했다. 이탈리아 카리타스는 8월 15일 성명을 발표, “아프가니스탄 상황의 불안정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던 예수회도 활동을 ‘무기한’ 보류했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녀 4명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를 기다리고 있다.

이탈리아 카리타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대신 접경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지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국제 가톨릭 평화운동 단체 ‘팍스 크리스티 인터내셔널’(Pax Christi International, 이하 PCI)도 탈레반 군부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PCI는 “수십 년 동안 전쟁과 폭력이 초래한 결과를 바라보며 비통한 심정”이라며 “탈레반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기억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도 한국 정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정부 엑소더스(EXODUS),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8월 20일 ‘난민 인권, 평화를 위해 활동해 온 106개 한국 시민사회단체 일동’ 명의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참담한 상황에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책을 마련할 것, 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과 관련기관에서 일했던 현지인과 가족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안전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 ▲현지 정세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 전까지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한 특별 보호조치를 취할 것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