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프가니스탄 평화 위한 그리스도인의 ‘기도·회개·단식’ 요청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테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영혼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위해 더 기도하고 회개하며 단식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8월 29일 자신의 집무실 발코니에서 성 베드로 광장을 바라보며 삼종기도를 주례했다. 교황은 삼종기도를 마친 후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크게 우려하며 바라보고 있다”면서 “울부짖는 많은 이들, 자살 테러로 목숨을 잃은 이들, 그리고 도움과 피난처를 찾는 이들과 고통을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역사적 순간, 우리는 결코 무심해져서는 안 된다”면서 “모두에게 더 많은 기도와 회개, 단식을 요청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교황은 또 “모두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 대화와 연대를 통해 평화롭고 형제애적인 공존을 이끌고 이 나라에 미래가 가능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은 지난 8월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탈레반이 빠르게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비롯해 많은 외국인들이 미군 철수가 완료되기 전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불 공항에서는 지난 8월 26일 두 건의 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13명과 17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그리스도인 박해 감시 단체인 ‘국제 그리스도인 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는 이슬람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이 1만 명에서 1만2000여 명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단체는 “아프가니스탄 그리스도인들은 탈레반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숨죽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알려진 그리스도인에게는 목숨을 위협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하고 있다. 탈레반을 비롯해 보수 무슬림 단체는 이슬람 비하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며,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이들의 목숨을 노리기도 한다. 탈레반 치하에서 무슬림이 아닌 다른 종교인들은 나라를 떠나거나 ‘2등’ 시민으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