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탈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은 어린 시절 종교를 떠났고, 이 중 한국 성인은 절반가량이 유년기 종교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 이상이 유년기 종교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리스도교(천주교와 개신교)와 불교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개종 혹은 무종교로 응답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현상은 그리스도교 신자 비율이 높은 서유럽·미주·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특히 한국의 유년기 종교 이탈률은 50%로 압도적이었다. 남성 51%, 여성 50%로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어린 시절 종교를 벗어났다고 답했다. 이는 스페인(40%)·캐나다(38%)·스웨덴(37%)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반면 이슬람교와 유다교 세가 강한 튀니지와 방글라데시·이스라엘 등은 1% 이하에 머물렀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불교 가정에서 자란 일본 성인 29%는 무종교로 응답했고, 한국 성인 13%도 비신앙인이라고 응답했다.
한국의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자란 성인 중 51%는 여전히 자신의 종교를 그리스도교라고 응답한 반면, 49%는 이탈한 것으로 답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필리핀(99%), 싱가포르(78%)에서 종교를 유지하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교육과 연령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고령층에 비해 개종 혹은 무종교 응답 비중이 높았다. 라틴 아메리카, 유럽 내 13개국은 35세 미만 성인이 50세 이상보다 종교를 바꾼 인구가 더 많았다. 스페인은 18~34세에서 48%가 유년기 종교와 달랐고, 50세 이상에서 36%가 개종했다. 콜롬비아는 34세 이하 34%, 50세 이상 14%가 유년기 종교와 달라졌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종교 전환율이 높았다. 네덜란드에서는 석사 학력 이상 42%가 개종했고, 저학력 성인은 29%가 종교를 바꿨다. 성별에 따른 종교 이탈은 조사 대상 대부분 국가에서 비슷했다.
우리나라는 비신앙 가정에서 자라 종교를 갖게 된 경우가 9%로, 종교 유입 비율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대부분은 그리스도인이 됐다. 개종 및 새로 입교한 성인 비율은 싱가포르(13%), 중앙 아프리카(12%), 한국(11%) 순이다.
성인이 되어 그리스도인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도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뚜렷하다. 특히 한국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그리스도인 중 ‘모태’ 신앙인이 아닌 비율이 42%로, 싱가포르(47%)에 이어 높았다. 한국 인구 중 19%는 그리스도교에서 이탈했지만, 14%가 새롭게 유입된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총 답변자 중 33%로, 유년기 당시 38%에 비해 순 5% 손실이 있었다. 싱가포르는 오히려 6% 순 증가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퓨리서치센터가 36개국 약 7만 8000명을 대상으로 미국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3월 사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2024년 1월부터 5월 22일 실시했다.
한편 한국리서치가 2024년 11월 22~25일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 종교인구 현황’에 따르면 18~29세 인구 중 무종교 비중이 69%에 달했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무종교 비중이 커졌다. 7%는 최근 1년간 종교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