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장애 여동생, 아버지의 채무 ‘이중고’ 어깨 짓눌러

(가톨릭평화신문)
▲ 갑작스러운 아버지 부재와 남겨진 채무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지내온 임시몬(왼쪽)씨가 이요섭 신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8살 때부터 지금까지 마음 편히 잠을 자본 적이 없어요. 세상에 저 혼자인 것만 같고…. 하느님도 안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너무 힘들기만 해요.”

임시몬(24)씨는 중3 때부터 우울증을 앓았다. 약물 복용만 10년째다. 그러던 중 그는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3차례나 약물을 과다복용한 것이다. 5년 전 갑작스레 곁을 떠난 아버지와 남겨진 빚, 그리고 지적장애가 있는 여동생을 위해 홀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마음 고통이 그의 삶을 내내 짓눌렀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 일을 막 시작하고 퇴근 후 집에 왔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눈앞에서 제초제를 들이키셨어요. 손쓸 겨를도 없이 벌어진 일이라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위세척했지만, 결국….”

농사를 지었던 아버지는 아들이 고교에 진학하자 일손을 놓고 술에 의지했다. 임씨가 6살 때 이혼한 아버지는 알 수 없는 큰 빚을 지고 있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뒤 아들 앞에 남은 것은 빚 8000만 원이었다. “아버지에게 이렇게 큰 빚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고스란히 떠안은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만 했어요. 그런데 삶은 더 버거워지기만 했습니다.”

마음 고통은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새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매일 때렸다. 시도때도없이 맞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다. ‘엄마 사랑’ 없이 할머니와 아버지 손에 자란 임씨는 이후 생계를 잇고자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해 요양병원에서 일을 시작했다. 더 아픈 이를 돕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다.

임씨는 2주간 정신병동 입원 후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와 우울증, 여동생의 아픔 탓에 공황장애가 찾아와 응급실을 수차례 드나들었다. “여동생은 모르는 사람도 그냥 따라가는 아이예요. 5년 전 실종 신고까지 하며 찾은 여동생은 그 사이 모르는 사람에게 성폭행까지 당하는 일을 겪었어요.”

이 후유증으로 여동생은 5년째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따금 면회로 만나지만, 하루 14시간 근무로 빚을 갚고, 동생 입원비를 충당하느라 떨어져 지낸다.

임씨는 최근 일도 관뒀다. 이전에 그가 받던 월급 220만 원은 동생 입원비와 채무 이행에 모두 써서 모아둔 돈도 없다. 집도 경매로 넘어간 상태고, 임씨는 경기도의 작은 고시텔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앞으로 정신과 통원 치료와 채무 상환, 생활비가 막막한 실정이다. 어릴 때부터 복사를 서고, 주일학교 교사도 열심히 해온 그는 현재 매일 미사 참여와 기도로 겨우 억눌린 마음을 이겨내고 있다.

“할머니, 아버지도 보고 싶어요. 동생과 함께 잘 살고도 싶습니다. 현실은 힘들지만, 하느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시리라 믿어요.”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후견인 : 이요섭 신부(서울성모병원 영성부장)

▲ 이요섭 신부



“어릴 때부터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감내해온 임시몬씨가 신앙심과 용기로 새롭게 거듭난 삶을 살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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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몬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