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학업 대신 돈벌이 나서야 하는 캄보디아 아이들

(가톨릭평화신문)
▲ 캄보디아 청소년들이 코미소 직업 기술학교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제공



캄보디아는 아시아의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200만 명이 학살당한 킬링필드 이후 30년 넘게 이어진 훈센 총리의 독재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나라의 희망은 역시 청소년과 젊은이들이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는 예수님의 복음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한국외방선교회의 엔지오(NGO) ‘코미소 직업 기술학교’(KOMISO)가 있다. 이 학교에선 옷 만드는 기술 등을 가르쳐 줌으로써 현지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곳 청소년들에겐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것보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는 70% 가까운 청소년들이 중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있다. 중학생에 해당하는 7학년이 되면 캄보디아 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는다. 식당에서든 가게에서든 어서 돈을 벌어오거나 집안일이라도 돕기를 원한다.

캄보디아에선 자녀를 많이 낳는 편이다. 그런데 교육을 하는 대신 어느 정도 자라면 집안일을 돕거나 취업해 돈을 벌어오게 한다. 부모는 40세가 안 돼도 장남이나 장녀가 돈을 벌 나이가 되면 더는 일을 하지 않고 자녀들에게 부양을 요구한다. 자녀들은 부모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따른다. 이것이 효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난이 대물림되고 청소년들은 어린 나이에 희망보다는 ‘절망’의 옷을 입고 살아가고 있다.

학교에 다닌다 해도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 많은 가난한 가정에선 새 학기가 시작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새 교복과 학용품을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자녀에게 학업을 포기하도록 강요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적지 않은 아이들이 새 학기를 앞두고 남몰래 눈물을 쏟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직업 기술학교 이외에도 현지 청소년을 위한 성장 지원 프로그램인 ‘탈리다 쿰!’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청소년들이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학업을 이어가도록 교복과 학용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업을 포기한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영상 콘텐츠도 제작한다. 필요한 경우 학비까지 지원함으로써 최소한 중학교는 졸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필요한 것은 재원 마련이다. 청소년 지원은 한두 해에 그쳐서는 안 되는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 한국외방선교회 캄보디아지부 이범석 신부는 “탈리다 쿰 프로그램을 통해 바라는 것은 지금의 청소년들이 성장해서 부모가 됐을 때 자녀들에게 절망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라며 “절망에 던져진 청소년들이 일어설 힘을 가지도록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한다”고 도움을 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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