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화마에 모든 것 잃었지만 희망만은…

(가톨릭평화신문)
 
▲ 4년 전 집 화재와 남편 사업 사기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송 데레사씨가 식탁 위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화재로 하루아침에 모든 가산을 잃었습니다. 피해 보상금을 내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갚는 세월만 4년째네요.”

4년 전 화마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10년 넘게 살던 반지하 집에 불이 났을 때, 송데레사(53)씨와 남편은 두 딸의 개학 준비차 서점에 있었다. 누전이었다. 가재도구 하나 건진 것 없이 전소해 송씨 가족은 그날로 숙박업소를 전전했다. 입김 나오는 낡은 차 안에서 추운 겨울을 났다. “넉넉지도 않은 형편에 어렵게 마련해 도란도란 살던 집이었는데….”

송씨는 “사는 게 기적인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화재 당시는 남편이 고향 친구와 동업해 오리 농장을 하다 그만 사기를 당하고 빚더미에 앉은 상황이었습니다. 집은 이미 경매로 넘어가 있었고요. 대부업체에서 1억여 원을 간신히 빌려 건물 보수와 피해 보상금으로 모두 썼죠. 집 잃고 지금까지 매일 죽을 힘을 다해 이자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순 넘은 남편은 지방에서 아파트 경비 등을 하며 악착같이 애쓰고 있지만, 채무자들의 빚 독촉은 이어지고 있다. 아내 송씨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다. 식탁 위 편의점 도시락과 물건들은 판매 기한이 끝난 걸 가져온 것이다. 송씨는 “운이 좋으면 편의점에서 밤새워 일할 때도 있는데, 몇 푼이라도 더 벌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부부의 수입은 월 200만 원이 안 된다. 이마저도 일정치 않다. 그런데 이자 상환에만 매달 170만 원, 월세 50만 원을 내고 나면 한 푼도 남지 않는다. ‘그날’만 되면 어김없이 대부업체에서 나온 건장한 남성들이 집 앞을 지키고 있다.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율 탓에 은행에서 빌렸다면 절반은 갚았을 돈을 지금까지 이자만 겨우 갚은 정도다. 송씨는 “뉴스에서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정을 보면,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엄마, 괜찮아요. 우리가 있잖아.” 송씨가 이따금 힘없이 있으면, 딸들이 달려와 엄마를 달랜다. 중ㆍ고등학생인 두 딸은 학업 성적이 매우 우수해 장학금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를 조기 졸업한 영재인 큰딸은 올해 대학에 합격했지만, 포기해야만 했다. 비싼 등록금 탓이다. 큰딸은 작은 휴대폰으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며 다시 장학생을 목표로 서울대 재수를 준비 중이다.

“학원 가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터덜터덜 집으로 오는 딸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죠. 아이들 미래와 돈을 맞바꾼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파요. 뜻하지 않게 이런 삶을 살게 됐지만 매일 기도합니다. 우리 가족 건강 지켜주시고, 이런 삶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요.”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후견인: 이문수 신부(글라렛 선교 수도회)

 

 

 

 

 
▲ 이문수 신부

 

 


송씨 가족은 뜻하지 않은 화재로 피해 보상금을 모두 지급하고, 사업 사기로 채무 독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송씨 가정에 빛을 선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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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데레사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2일부터 2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