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독자들 사랑, 38곳에 희망의 씨앗으로

(가톨릭평화신문)
 
▲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제104차 성금 전달식에서 이도행 신부(오른쪽)가 김정희 사회복지사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금을 쌓아 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낫다.”(토빗 12,8)

자선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행동이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은 올해도 자선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했다.

본지 사랑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올해 38곳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독자들이 보내온 성금 7억 8076만 5199원을 전달했다. 2018년 12월 9일부터 2019년 12월 14일까지 모인 성금이다.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시작한 2001년부터 18년간 모인 성금은 127억 2467만 2896원에 달한다. 그동안 가톨릭평화신문은 104차례에 걸쳐 성금을 전달했고, 이를 통해 859명의 이웃이 다시 희망을 되찾았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도움의 손길

독자들의 도움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1511호(4월 21일 자)에 소개된, 낡은 성당 건물 때문에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베트남 까마우성의 라우즈어본당 신자들과 1525호(7월 28일 자) 낙후된 시설로 고생하던 콜롬비아 산타 아나 양로원 노인들은 독자들 도움 덕분에 건물 신축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 미얀마 카친주 청소년 대안학습센터의 장애 아동들(1493호, 2018년 12월 9일 자)은 독자들의 도움 덕분에 안심하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교실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한국을 찾아온 이방인을 위해서도 독자들은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었다. 1512호(5월 27일 자)에 소개된 아프리카 말라위 소년 해리(14)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성금 170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향 나이지리아를 떠나 한국을 찾았지만,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받았던 오쿠디리 선데이(44)씨는 1503호(2월 24일 자) 신문에 소개돼 2700여만 원을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자선으로 이어진 ‘사랑의 손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또 다른 자선이 이어진 사례도 나왔다. 서울대교구 중계양업본당(주임 김순진 신부)은 1490호(2018년 11월 18일 자)에 소개된 사이판 한인성당 사연을 듣고 성금을 모아 1642만 6500여 원을 기부했다. 당시 사이판 한인성당은 사이판 전역을 강타한 태풍 ‘위투’로 교리실 천장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고 예수 성심상이 산산이 조각나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과 서울대교구 중계양업본당, 부산교구의 도움 덕분에 사이판 한인 성당은 올해 6월 피해 복구를 완료하고 새 건물 축복식을 봉헌했다. 사이판 한인본당 주임 장현우 신부는 “많은 분의 도움으로 성당을 복구하면서 주님 안에 친교와 일치, 형제애를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의 모든 교우, 특히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의 정성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도움 통해 새로운 삶

 

 

 

 

 
▲ 박명서씨

 

 

 


본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코너를 통해 10년 전 도움을 받았고, 그 덕분에 일상을 되찾았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2009년 성금을 지원받은 박명서(요셉)씨가 그 주인공이다. 박씨는 급성 신부전증을 앓아 외출은 물론 거동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결국, 그는 직장을 잃었고, 병원비와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박씨에게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받은 성금 1400여만 원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박씨는 성금 덕분에 가장 어려운 시절을 견뎌낼 수 있었고, 2011년에는 장례지도사 자리를 얻어 다시 어엿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박씨는 “힘들었던 과정에 삶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절망에 빠져있었던 그 순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며 “하느님께서 다시 살라고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이어진 사랑 나눔

이웃을 위한 사랑의 손길은 연말에도 이어졌다. 가톨릭평화신문은 12월 20일 서울 중구 본사 10층 성당에서 104번째 성금 전달식을 열고 본지 1534호(10월 13일 자)부터 1542호(12월 8일 자)까지 소개된 이웃 7명에게 성금 1억 4214만 598원을 전달했다.

생계를 담당하던 어머니를 암으로 잃고 세상에 홀로 남은 삼남매부터 교통사고로 인한 하반신 마비로 고통받고 있는 오상봉(요한 세례자)씨 사연까지 본지에 소개된 이웃들의 사정은 다양하고 안타까웠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2000여 명은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필리핀 소녀 얀셀(11)을 돌보고 있는 마산교구 창원이주민센터 김정희(요셉피나) 사회복지사는 “독자들의 도움 덕분에 얀셀의 수술 날짜를 곧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얀셀을 대신해 감사 인사를 드리며, 지금 받은 도움이 또 다른 도움으로 이어지는 불씨가 되도록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결혼이주민 로세리(57)씨를 대신해 전달식에 참석한 황명숙(바울라, 의정부교구 퇴계원본당)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인종도, 국적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보도주간 이도행 신부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계속해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는 것이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며 “감사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며,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고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