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세 딸 키우는 엄마 가장, 어깨가 무거워

(가톨릭평화신문)
 
▲ 장베로니카씨가 어머니 우연자(왼쪽)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장씨는 늘 변함없이 힘이 되는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4ㆍ15 총선이 있기 며칠 전 강원도 고성시 토성면의 한 주택. 선거 운동 아르바이트 오전 일정을 마친 장베로니카(50)씨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온다. 14살 된 막내딸이 와서 말없이 엄마를 꼭 끌어안는다. 선거 운동 아르바이트를 하는 엄마를 본 것이다.

장씨는 “집 인근 수련장에서 청소일을 했는데 3월부터 코로나19로 쉬고 있다”며 “별다른 수입이 없어 급한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세 딸의 엄마다. 5년 전 경제적 이유로 남편과 이혼하고 지금껏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친정엄마 집에 14년째 살고 있다.

가정불화도 심해졌다. 남편과 어렵사리 시작한 작은 옷가게도 6개월 만에 빚만 지고 접었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을 만큼 힘든 시기, 남편은 장씨에게 힘이 되질 못 했다. “남편은 착하기만 한 사람이었어요. 힘들다고 도움을 청해도 외면하고 잔소리를 해도 흘려 들었죠.”

정신이 점점 피폐해지며 가족조차 짐으로 여겨졌다. 장씨는 “늘 옆에서 말없이 도와주는 친정엄마도 돌아가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남편과 더 살면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갈라설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씨가 홀로서기를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인근 대형 숙박업소의 청소가 전부였다. 아침 9시까지 출근해 하루 13개의 객실을 청소하고 저녁 6시에 퇴근했다. 평일 벌이만으로는 세 딸을 부양할 수 없었다. 주말에는 또 다른 숙박업소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저녁에 녹초가 되어 퇴근해 침대에 죽은 듯 쓰려졌다가 아침이면 일어나 출근하는 생활을 4년간 이어갔다. 손발의 부기가 빠질 날 없고 뼈마디가 쑤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장씨는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게 전부고 여전히 빚 독촉에 시달리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지금은 좋아진 편이라고 했다. 친정엄마가 십수 년 모은 국민연금과 노인연금 등을 빚을 갚아가는데 털어 넣고 있는 걸 보면 자식이 참 못된 것 같다고 했다.

시곗바늘이 오후 2시 40분을 가리키자 장씨가 눈물을 훔치며 선거 운동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가족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아프면 돈이 들잖아요.” 장씨가 문을 열고 나서고 집 안에는 정적만이 감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후견인 : 춘천교구 동명동본당 주임 조영수 신부

 

 

 

 

 
▲ 조영수 신부

 

 


장베로니카 자매님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 자녀를 키우며 건강한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성실히 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되는 딸도 언제나 기쁘게 성당에 와서 복사를 섭니다. 독자 여러분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으로 이어지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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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베로니카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