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사고로 초점 잃은 아들 눈 볼 때마다 억장 무너져

(가톨릭평화신문)
 
▲ 김인수씨가 병상에 누운 아들 김희석군의 이름을 부르며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희석아, 엄마 손 따뜻하지? 우리 막둥이 오늘도 잘 생겼네. 언제쯤 그 예쁜 눈으로 엄마를 다시 봐줄까.”

김인수(49)씨가 아들 희석(17)군의 볼을 하염없이 어루만지며 눈을 마주치려 노력한다. 어머니의 간절한 시도에도 희석군은 그저 무반응. 멍하니 허공만 응시할 뿐이다. 빡빡 깎은 머리에는 수술 자국이 가득하고, 목에 작은 튜브가 꽂힌 채로다.

희석군은 현재 반신불수에 인지 능력은 생후 5~6개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호기심에 친구 오토바이를 몰다가 운전 미숙으로 택시와 충돌해 뇌 손상을 입었다. 어머니를 도우려고 하던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짬을 내 친구들과 만난 차였다. 그는 가정폭력을 행사하던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이혼한 후 홀로 가족을 부양하는 어머니를 늘 돕고 싶어 했다.

“아침에는 요구르트 아줌마와 식당 이모, 오후에는 가스 검침원으로 일하니까 밤이 되면 완전 파김치죠. 침대에 쓰러져 있는데 희석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친구들과 놀고 금방 간다고요. 알았다고 하고 잠이 들었죠. 금방 아들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깼어요. 사고가 났대요. 지난달 친정엄마 칠순 때 찍은 가족사진이 영정사진이 되는구나. 가슴이 철렁했죠. ”

희석군이 병상 신세를 진지 어느덧 9개월. 그동안 몸무게가 20kg이나 줄었다. 춤과 노래와 운동을 좋아하던 쾌활한 소년, 힘들까 봐 무거운 짐 번쩍번쩍 들어주던 든든한 아들이었는데. 너무나도 변한 아들 모습이 어머니는 낯설기도 하다. 하루 15시간씩 일하다가도 틈만 나면 아들 생각에 눈물을 줄줄 흘린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꿋꿋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아들도 힘을 내겠지. 그렇게 어머니는 늘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마치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호전되는 듯하다가도 다시 힘없고 멍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아들 모습에 매번 심신이 괴롭다.

쌓여가는 간병 비용도 부담이다. 희석군은 24시간 간병인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비용은 하루 10만 원, 한 달이면 300만 원. 어머니 김씨가 매달 버는 돈이 고스란히 들어간다. 그저 눈앞이 캄캄하다.

이런 가운데 5월 30일 희석군은 17번째 생일을 맞았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나이. 그토록 되고 싶어 하던 성인에 한 발자국 다가왔지만 이를 기뻐할 수 없는 아들 처지에 김씨는 가슴이 아프다.

“아들, 요리사가 돼서 돈도 많이 벌고 엄마랑 누나들에게 맛있는 음식 해주기로 한 거 기억나지? 얼른 돌아오렴. 기다릴게.”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김범준 신부(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영성부장)

 

 

 

 

 
▲ 김범준 신부

 

 


너무나 부족한 경제 여건 속에서도 막내의 삶이 다시금 피어나도록 애쓰고 있는 이 가정에 희망이 더욱 솟아나도록 하느님 아버지 안에서 한 형제이자 자매인 독자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을 보태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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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6일부터 2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