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자녀와 소식 끓긴 지 십수년… 몸도 마음도 아파

(가톨릭평화신문)
 
▲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신동호 과장이 김웅권(왼쪽)씨를 찾아가 안부를 묻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빌라. 김웅권(59)씨가 불편한 다리를 절룩거리며 부엌으로 가 냉장고 문을 열어보지만, 며칠 전 사놓은 편의점 샌드위치가 전부다.

법인택시를 운전했던 김씨는 지난 2월 운전 중 오른쪽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아 앞차와 추돌했다.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의사로부터 뇌경색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몸에 큰 마비 증상은 없었지만, 거동이 불편해 더는 택시를 몰 수 없었다. 지금은 LH 전세임대주택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뿐이다.

그에게는 돌봐줄 가족이 없다. 가정을 꾸려 아내와 세 자녀도 있었지만 2004년 이혼했다. 자녀들과 연락이 끊어진 지도 벌써 십수 년째. 김씨는 “늘 아이들 얼굴이 보고 싶고 기를 쓰면 찾을 수 있겠지만 이제 와서 무슨 소용 있겠냐”며 “최근에 딸 아이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아비가 보고 싶었으면 연락했을텐데…”라고 고개를 숙였다.

가난은 늘 김씨와 함께했다. 결혼 전 동두천에서 일산 탄현동으로 이주해 비닐하우스에서 살던 때도 있었다. 건축 현장을 돌아다니며 막노동도 하고 택시도 몰아봤지만 얼마 되지 않는 수입으로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혼 후 상황은 더 악화했다. 위장 결혼을 하면 400만 원을 준다는 결혼중개업자의 유혹에 잘못된 선택을 했다. 그는 “위장 결혼이 적발되고 벌금도 물고 서류상에는 부인이 있는 걸로 돼 있다”며 “돈 몇 푼이 아쉬운 때라 참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며 자책했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부모와 형제마저 세상을 떠나고 고아처럼 지낸 지 8년, 김씨에게 남은 건 망가진 몸뿐이다. 뇌경색으로 다리는 피멍이 든 것처럼 울긋불긋해지고 당뇨와 말초신경장애, 고혈압도 심해졌다. 수입이 전혀 없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지만 서류상 부인이 있다 보니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혜택도 받을 수도 없다. 각종 공과금 고지서는 쌓였고 석 달에 15만 원인 약값조차 없다. 지난해 골절로 다리에 박은 철심도 제거해야 하지만 수술비도 없다.

그는 “어려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웃으며 살려고 노력하지만 혼자 이 상황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며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김씨는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고 싶지 않다고 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도 지역자활센터에 자활 근로를 신청할 정도로 일하고 싶어한다. 김씨는 “회사 동료들이 가끔 찾아와 안부도 묻고 인근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큰 도움을 주신다”며 “하루빨리 직장으로 돌아가 신세 진 사람들에게 빚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후견인 :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양성필 관장

 

 

 

 

 
▲ 양성필 관장

 

 


자녀들과 연락도 끊기고 한순간의 잘못된 실수로 수급자 선정도 되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웅권님을 위해 많은 온정의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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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권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3일부터 2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