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의평화위원회 ‘교회와 세상’ 강연회

(가톨릭신문)


기후변화가 끼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펜데믹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그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고,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3년 안에 또다시 바이러스가 출몰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황경원 신부)는 ‘교회와 세상’ 강연회에 성공회대학교 조효제(토마스 아퀴나스) 교수를 초청해 ‘코로나, 기후위기 그리고 인권’을 주제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되짚었다.

9월 2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이번 강연회는 코로나19로 인원을 소수로 제한하고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조 교수는 오늘날 코로나19 상황의 근본 원인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질병관리본부는 “미래감염병은 주로 인간과 환경 간 상호작용의 변화, 기후변화 그리고 항생제 내성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기후변화학회 전문가들도 환경파괴와 기후변화가 코로나19를 발생시킨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병의 발생주기는 3년 이내로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곧 인간이 숲을 파괴하면서 야생동물 서식지가 훼손돼 이들을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고, 또 숲이 줄어든 결과 숲이 저장해야 할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더 많이 배출되면서 기후위기가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조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변종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출몰할 것”이라며 “이제는 인간과 동물, 환경 영역을 칸막이 쳐서 따로 다루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 역시 기후위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역설했다. 폭염으로 열사병과 뇌졸중 사망률이 증가하는 등 생명권에 위협을 가하고, 기온이 1℃ 상승하면 추수 작황이 10% 감소하는 등 1인당 소득이 23% 감소하며 생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이 가장 먼저, 크게 피해를 받는 ‘기후 불평등’도 존재함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 감시 ▲기후위기 범죄 추궁 ▲화석연료, 발전산업에 투자철회 ▲환경윤리 실천 등을 제시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에너지 빈곤층과 폭염 취약계층, 노인, 산불 피해주민, 노숙인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종교인들도 창조질서와 생명 중심성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이론적으로 모르는 것이 아니다”며 “오늘날 코로나19 상황은 하느님이 주신 마지막 회심 기회라 생각하고 바이러스의 근본 원인인 기후위기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우리 안으로 끌어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