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앓는 테힐라

(가톨릭신문)

나이지리아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난 테힐라(Tehila)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의료 기구들에 의지한 채 간신히 숨을 쉬고 있다.

테힐라의 병명은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폐가 지속적으로 팽창하지 못하고 줄어들어 호흡 곤란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출생 직후 호흡곤란, 청색증, 함몰 가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뇌실 내 출혈, 패혈증, 미숙아 망막증, 괴사성 장염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는 상황이다.

테힐라의 경우 심박동수 부족, 청색증, 비효율적 호흡 등의 증상이 보여 기도 확보를 위해 기관내삽관을 시행하고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현재는 산소 치료와 약물 치료 중에 있다.

테힐라는 10월 출산 예정이었지만 임신성 고혈압 등 엄마 베키(Becky·31)씨의 건강 악화로 응급 제왕절개를 통해 지난 8월 몸무게 1.5㎏ 미숙아로 태어났다.

베키씨는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지만 생사를 오가는 테힐라 걱정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저도 힘들게 살아왔는데, 아기에게까지 이런 아픔을 물려줘서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어린 시절 의사가 돼서 주변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는 베키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바느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로 나이지리아를 벗어나 2016년 한국으로 오게 됐다. 소일거리들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지만, 이듬해 자궁근종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하면서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같은 국적을 가진 남편을 만나 몸도 마음도 조금씩 회복됐고 지난해 첫째 아이까지 출산했다.

보증금 없는 월세 25만 원 단칸방에서 살았지만 성실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기가 있었기에 더없이 행복했다.

하지만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남편의 수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60만 원 남짓으로 줄어들었고, 그나마도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일정금액을 보내고 나면 끼니조차 챙기기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을 가진 채 테힐라가 태어나 병원비 3500만 원을 짊어지게 됐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무게다.

“모두가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본국에 있는 어머니도 오랫동안 눈이 아파 남동생이 돌보고 있어 저희 가족이 처한 상황을 차마 얘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고 용기를 주시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도 들고, 기적이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베키씨 자신도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부모로서의 마음으로 자녀들을 향해 모든 시선을 맞추고 있다.

“매일이 위기였고 참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의 단 한 가지 소원은 테힐라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저보다는 좋은 삶을 살게 해 주고 싶습니다. 적어도 필요한 교육은 꼭 받게 해 주고 싶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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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