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구 장교빌딩 앞에서 3대 종교인들이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제공
천주교·개신교·불교 등 3대 종교인들이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와 연대하고 자비와 평화, 정의가 깃들기를 소망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회와 사회위원회는 9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 앞에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동자의 고공농성 해결을 촉구하는 3대 종교 기도회’를 가졌다.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3월 15일부터 폐쇄회로(CC)TV 첨탑 위에서 한 달여 고공농성 중인 자리에서다. 그는 원청인 한화오션에 상여금 인상과 상용직 숙련 노동자 고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첨탑에 올랐다.
종교인들은 입장문을 통해 “인간을 단순한 노동력으로만 여기는 구조, 비용절감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의 태도는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된다”며 “우리 종교인들은 사랑과 연민에 따라 가장 낮은 곳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며, 그 생명을 지키는 것이 종교에 담긴 깊은 뜻임을 고백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도만이 아니라 고공농성 해결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촉구한다”며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하며 노동자의 권리가 유린당하지 않도록 사회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종단별 기도예식도 이어졌다. 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시몬 신부는 예식에서 “경남 거제에서 일해야 할 사람이 왜 지금 서울 도심 한복판 고공에 올라있는가”라며 “이는 다름 아닌 내가 제대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정당한 보수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이 사안들이 나와 상관없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고공농성으로 사람들이 모이면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양심을 외면하지 않고 모두가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안에서 공정과 상식이 통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기도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