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자 연습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생전의 강평국(오른쪽) 선생과 최정숙 선생. 한국교회사연구소 제공 |
제주 출신의 여성 독립운동가 강평국(아가타, 1900~1933) 선생이 독립유공자에 이름을 올렸다. 8월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강평국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강평국 선생은 교육자로 살며 평생 독립운동에 몸을 바쳤다. 독립운동 후에는 문맹 퇴치와 여성의 해방운동을 위해 헌신했다.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평생 여성의 지위 향상을 삶의 이념으로 삼기도 했다.
그는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최정숙(베아트리체, 1902~1977, 초대 제주도 교육감)ㆍ고수선(엘리사벳, 1898~1989, 제주도 1호 여의사) 선생과 함께 신성여학교를 1회로 졸업했다. 1919년 3월 경성여자고등학교 보통학교에 재학하며 고수선ㆍ최정숙 선생과 함께 1919년 3·1 만세운동을 벌였다. 경성여고보의 학생 시위를 주도했다. 제주여자청년회를 만들어 여성이 권익을 되찾는 데 목소리도 냈다.
192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여자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한 강 선생은 일본에서도 조선여자청년동맹과 근우회에서 활동하며 항일운동을 계속했다. 1933년 11월, 지병으로 광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함께 항일운동을 한 최정숙ㆍ고수선 선생은 광복 후 세상을 떠나 독립유공자로 추서됐지만, 강평국 선생은 후손 없이 일찍 세상을 떠나 독립유공자의 반열에 이름을 못 올렸다. 제주 신성학원 총동문회가 독립유공자 추서 운동을 벌여왔다.
제주교구 3ㆍ1 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는 강평국 선생의 독립 유공자 선정을 축하하는 취지로, 8월 28~30일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회관에서 창작 뮤지컬 ‘동텃져 혼저 글라: 최정숙’을 무료로 무대에 다시 올렸다. 이 뮤지컬은 최정숙 초대 제주도 교육감이 주인공이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제주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제주 여성독립가 3인방(최정숙ㆍ고수선ㆍ강평국)의 삶을 그렸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