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순교자 성월을 맞으며

(가톨릭평화신문)


9월 순교자 성월이다. 1925년 79위 시복을 계기로 한국 교회가 순교자 성월(당시는 복자 성월)을 정한 지 94년째다. 그래서인지 한국 교회 하면, 죽음을 무릅쓰고 신앙의 증인이 된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공경하며 그 행적을 특별히 기리는 순교자 공경이 떠오를 정도로 순교 신심이 깊다. 그 사이 1984년에 103위 복자가 시성되고, 103위 시성 30주년이던 2014년에는 125위 복자가 시복되는 기쁨을 안았다.

그 뒤로 5년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뜨겁던 순교자 공경의 열기도 다소 주춤해진 느낌이다. 물론 지난해 9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로 선포되면서 순례가 늘긴 했지만, 교회 저변에까지 순례가 대중화된 건 아니다. 순교자 공경 열기나 시복ㆍ시성을 위한 기도 운동에 대한 관심도는 예전보다 다소 부족하다.

특히나 124위 시성을 위한 기도 운동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2021년으로 탄생 200주년을 맞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기도나 현양 운동 소식도 관련 교구를 빼고는 들려오지 않는다.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건 또한 지난 7월 현장조사가 끝나 한국 교회의 시복법정이 마무리돼 가지만, 124위 시복 때처럼 열기가 뜨겁지는 않다.

교회가 순교자 성월을 정하고 순교자를 공경하며 현양하는 이유는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순교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려는 데 있다. 일상 삶 안에서 순교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하느님께서 더욱 풍성히 내려주시도록 우리 모두 순교 복자와 성인들께 전구를 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