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 사순 시기 희생과 나눔의 기회다

(가톨릭신문)
한국교회 신자들은 올해 사순 시기를 여느 해와는 완연히 다르게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사마저 중단된 채로 어느덧 사순 제5주일을 보내게 됐다.

정부가 3월 23일로 예정됐던 유·초·중·고 개학 일정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다시 4월 6일 개학으로 연기하면서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구도 미사 재개 시점을 4월 초로 연기했다. 현재 계획대로 4월 초에 미사를 재개한다면 주님 수난 성지 주일(4월 5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4월 12일)에는 신자들이 성당에 모여 미사를 드릴 수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보내 온 사순 시기 5주간을 돌이켜 보면 한국교회 신자들은 그 어느 해의 사순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신앙의 요체인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신앙 공동체와 만남을 가질 수 없다는 것부터가 고통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그분이 가신 길에 동참하면서 절제와 희생을 통해 내 것을 가난한 이웃과 나눔으로써 주님의 부활을 기쁘게 맞이할 준비를 하는 사순 시기의 본래 의미를 차분히 떠올리자. 그러면 올해 사순 시기야말로 신자들에게 축복으로 승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들과 그들을 돌보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황을 힘겹게 이겨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매출이 줄어든 많은 사업장 종사자들이 생계를 위협 받고 있다. 이들을 위해 가톨릭 신자들이 후원금을 모으고 마스크를 손수 만들어 돕고 있는 모습은 사순 시기를 누구보다 복되게 사는 신앙인의 모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