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내일을 향한 기도

(가톨릭신문)

고통의 계단을 높이 올라 갈수록
슬픔의 깊이도 더욱 견고해지고
주변의 믿었던 사람들이 저에게서
신뢰를 회수해 가는 쓸쓸한 현실들….

인내로운 마음으로 견디어 가는 지혜를
주시기를 간절히 성모님께 기도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들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분별하지 못한 어리석음 조차도 어루만져 주시고
끝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랑과 인자하신
표정으로 바라보시는 성모님 앞에서 제 고통과
분노가 불꽃처럼 타오르다 사라지길 기도합니다.

제가 남한테 베풀었던 도움들은 벼 이삭의 낱알처럼
낱낱이 기억하면서 남들에게서 받았던 은혜들은
아무리 큰 것이라도 희미하게 기억하는 저의 지독한
이기적인 마음도 온화한 성모님의 미소로 조각 조각 나눠주시고
저로 인해 상처 받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기를
또한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그래도 상한 마음은 제 곁에 머물면서 힘겹게 저를 위해
투쟁해주지만 훌쩍 떠난 마음은 다시 시작하고 싶은
굳센 저의 다짐과 열정을 병들게 해도 바람을 타고 온 성모님의
체온이 다시 해보자는 낯설음을 친숙하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허락해 주소서 아무리 사소한 것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온화한 마음과 그 힘으로 성모님이 보여주신 사랑과 기쁜 희생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소서.


백명승(스테파노·의정부교구 고양 행신2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