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화해·일치] 제대로 자리매김 하길 바라며 / 박천조

(가톨릭신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5월 30일부터는 300명의 국회의원들에게 4년의 임기가 시작됩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분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음에도 정치 공간의 전면에 나서기 어려웠던 소수자들이 많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 두 분의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이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약 5200만 명이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 것이기에 비율상으로만 보자면 대략 17만3000명당 1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국내에 있는 탈북민이 약 3만4000명이고 이 가운데 2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된 것이기에 비율상으로는 1만7000명당 1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된 것입니다. 민의를 대변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다른 분들에 비해 그 대표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탈북민 출신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도 나온 것이기에 이 분들이 잘 자리매김 하는 것이 묵묵히 생활하고 있는 다른 탈북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북쪽 최고지도자의 ‘위중설’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들 때문에 첫 시작부터 우려스런 시선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두 분의 탈북민 국회의원에게 몇 가지를 바라고 싶습니다.

첫째, 그동안 생존권으로 인해 정치적 시위현장에 동원됐던 탈북민들이 있지 않았나 돌아보시고 그런 일이 차후에는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둘째,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들에 대한 차별적이거나 왜곡된 인식이 해소될 수 있도록 두 분의 주변부터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셋째, 자유와 개방이 북쪽 사회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아실 것이기에 남북 간의 교류협력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넷째, 북쪽에 대한 부정확한 내용을 전하려 하기보다는 본인들이 알고 있는 수준의 내용만을 전달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셨으면 합니다.

두 분이 개인의 명망 때문이 아니라 많은 탈북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이바지하기 위해 출마하신 것임을 믿고 싶기에 이러한 부분들에 힘써 주셨으면 합니다. 결코 조급해 하거나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본인들이 목표로 한 것들을 차근차근 이뤄 나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우리는 이제 동포들에게 모범을 보여줍시다. 그들의 생명은 물론 성소와 성전과 제단의 안전도 우리에게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유딧 8,24)라는 말씀과 같은 자세로 의정활동을 한다면 4년 후 국민들의 인식은 현재와는 또 다른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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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