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잃은 아픔 알기에… 청각장애인 위해 800만 원 기부

(가톨릭평화신문)
▲ 임춘희씨가 우창원 신부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임씨는 “들리지 않는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겪어 봤기에, 청각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공와우 수술로 잃었던 청력을 되찾은 임춘희(프란치스카, 65, 서울 왕십리본당)씨가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술비 800만 원을 (재)바보의나눔에 전달했다.

14일 서울 명동 바보의나눔 사무실을 방문한 임씨는 “청각장애인들이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 저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바보의나눔 사무총장 우창원 신부에게 수술비용 800만 원을 기부했다. 임씨는 “형편이 되는대로 매년 한 사람의 수술비용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싶다”면서 정기 후원 의사도 밝혔다.

임씨는 2년 전 어머니 장례를 치르면서 슬픔과 충격으로 귀가 들리지 않게 됐다. 20년 전 비인두암 수술 후유증으로 청력이 약해졌는데, 어머니 죽음 이후로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 임씨는 “공무원 생활을 30년간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사회생활도 끊겼고, 가족과 소통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 “정말 너무너무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인공와우 수술을 알게 됐고, 서울 삼성병원에서 올해 3월 수술을 받게 됐다.

임씨는 “수술하고 난 뒤 입원실에 누워있는데 창밖에서 새소리가 들려 너무 기뻤다”면서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된 지금은 하루하루가 기적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고비 때마다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고, 날 살려주신다는 것을 체험했기에 주님께 받은 것을 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수술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재)바보의나눔은 임씨가 수술받은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청각장애인 대상자를 추천받아 임씨가 기부한 수술비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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