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돋보기]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가톨릭평화신문)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데 사람들로 가득하다. 얼추 수백 명은 돼 보인다. 일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남구로역 인력 시장을 찾은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지난 10일 인터넷에 올라온 이 2장의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뜨겁게 달궜다. 물론 예전에도 보기 어려운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 보인다. 이들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진 않았을 터. 비록 마스크는 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만큼 아슬아슬해 보인다. 이들이 코로나19 우려에도 거리로 나선 이유. 살아야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8월 취업자는 한 해 전보다 27만 4000명이 줄었다.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취업자뿐만 아니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진 지는 오래다.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뉴스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영업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가 이를 대신할 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상관없이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자영업자들은 사지로 내몰린다.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7조 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961년 이후 59년 만에 한 해에 4차례 추경을 편성한 것이다.

2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하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급 대상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있다. 이런 일회성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의문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원은 필요하다. 하지만 금전적인 지원이 능사는 아니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런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일거리를 구하려는 노동자들은 새벽 거리로 나서야 하고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